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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2

[바퀴 (The Wheel)]

[바퀴 (The Wheel)] / 일러스트=김하경 바퀴 (Wheel) 겨울이면 우리는 봄을 찾고 봄이 오면 여름을 애타게 부르며 생울타리가 이곳저곳 둘러쳐질 때면 겨울이 최고라고 선언한다 ; 그다음에는 좋은 것이 없다 왜냐하면 봄이 오지 않았기에ㅡ 우리의 피를 휘저어 놓는 건 무덤에 대한 갈망뿐임을 알지 못한다. ㅡ 예이츠 (1865 ~ 1939) 인생의 바퀴, 자연의 순환을 암시하는 '바퀴'라는 제목이 절묘하다. 봄과 여름 그리고 겨울이라는 단어는 있지만 '가을'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더 좋은 상태를 바라며 생을 보내다 갑자기 우리는 깨닫는다. 그때 우리가 가진 것이 최고였다는 사실을. 가을이 되어서야 부족해 보였던 봄과 여름이 나름 찬란했음을 아프게 깨달으리. '우리의 피를 ..

[스팸메일]

[스팸메일] 스팸메일 소금에 절여진 혀가 죽음을 핥는다 (···) 통조림에 꾸역꾸역 채워 넣은 분홍빛 주검 (···) 오키나와에 집중된 통조림 스팸 소비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 진절머리 나는 전쟁의 맛 (···) 나도 보낼 테다 스팸메일을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불쾌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에게 끝내 이름조차 알지 못할 사람에게 바로 스팸메일을 보내버릴 테다 인간의 어떤 본질이 선명하게 어린 메일을 대량으로 받아 보겠지 진절머리 나는 군용식품의 참을 수 없는 질문 같은 메일을 ㅡ 사가와 아키 (1954 ~) (한성례 옮김) 스팸 햄을 먹으며 통조림에 채워 넣은 분홍빛 주검을 떠올리고, 전쟁시의 비상 분쇄육 식품에서 '시대의 식도 (食道)'를 읽는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이 전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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