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파의 숲 ㅡ 신비로운 인도이야기] 03
1 날개 달린 사자 기둥 장식
인도와 서아시아
석가모니의 설법은 사자의 울부짖음을 뜻하는 사자후 獅子吼에 비유됩니다. 이처럼 사자는 불교에서 아주 중요한 동물입니다. 동물의 왕 사자는 불교를 넘어 서아시아와 그리스 등 다른 문화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사자를 표현한 작품들을 보면 당시 인도가 주변국과 활발히 교류했던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2 전설 속 동물, 그리핀
3 사자 머리 기둥 장식
1 날개 달린 사자 기둥 장식
만든 시기 : 1세기 ~ 2세기 초
발견 장소 : 우타르프라데시 미투라
보관 장소 : 영국 빅토리아 · 앨버트박물관
날개가 달린 사자가 앞발을 들고 있습니다. 날개 달린 모습이 이집트의 스핑크스와 닮았지만 스핑크스의 얼굴은 사람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날개 달린 사자는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를 상징하지만, 이 사자와는 꼬리의 크기가 다릅니다. 인도는 다른 나라들과 서로의 문화를 나누며 다양한 사자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거기에 인도인들의 상상력이 더해져, 사자는 여러 동물의 특징을 가진 새로운 상상의 동물로 탄생했습니다.
2 전설 속 동물, 그리핀
만든 시기 : 기원전 2세기 ~ 기원전 1세기
발견 장소 : 안드라프라데시 아마라바티
보관 장소 : 인도 아마라바티고고학박물관
사자의 다리는 크고 튼튼해 보이지만, 발은 새발처럼 보입니다. 또한 새의 부리와 날개가 달려 있습니다. 이 동물은 사자와 새의 모습이 섞여 있습니다. 머리, 앞발, 날개는 독수리이고 몸통과 뒷발은 사자인 상상 속의 동물인 '그리핀' 과 닮았습니다. 서아시아와 유럽의 그리핀은 힘이 세고 사납습니다. 하지만 인도의 그리핀은 귀여운 눈매에 뭔가 살짝 억울해 보이네요. 전설 속 동물의 이야기가 인도로 오자, 인도의 사자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3 사자 머리 기둥 장식
만든 시기 : 기원전 4세기 ~ 기원전 3세기
발견 장소 : 비하르 마샤르
보관 장소 : 인도 비하르박물관
매끄러운 돌에 사자의 머리를 조각했습니다. 마우리아 왕조의 아소카왕이 인도 여러 곳에 스투파와 돌로 만든 기둥을 세울 때도 이런 매끄러운 돌을 사용했습니다. 기둥을 장식했을 이 사자는 가지런히 빗질한 듯한 수염과 큰 눈망울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사자를 있는 그대로 표현한 아소카왕의 사자와 다르고, 오히려 서아시아 페르시아에서 가져온 뿔잔의 사자 머리와 비슷해 보입니다.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의 상징이었던 사자가 불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페르시아에서 온 사자 모양 뿔잔
만든 시기 : 기원전 5세기경
발견 장소 : 이란
보관 장소 :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기원전 6세기말, 페르시아 제국의 다리우스 1세는 인더스강을 차지하고 인도 북서부지역에 페르시아의 문명을 알렸습니다. 이 잔은 기원전 5세기에 페르시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뿔잔을 장식하는 전설 속 동물의 특징은 인도의 조각상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페르시아의 문명이 인도에 널리 퍼졌다는 증거입니다.
유럽으로 가는 길목에 남아 있는 불교 후원자들의 모습
W. A. 풀턴
1850년
영국 빅토리아 · 앨버트박물관
19세기 영국인들은 인도 전역에 흩어져 있는 고대 불교 유적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석가모니가 태어나고 자란 갠지스강 유역 성지와 서인도에 집중된 불교 석굴 사원을 탐험하는데 열을 올렸습니다. 이 그림도 1850년 서인도 칼리 Karle 석굴을 방문한 영국인이 그렸습니다. 화려하게 치장한 인물들이 커다란 코끼리를 타고 있는데, 아마 석굴을 만드는데 경제적으로 도움을 준 불교 후원자들일 것입니다. 기원전부터 만들기 시작한 칼리석굴은 인도의 교역품이 유럽으로 건너가는 길목에 위치한 불교 석굴입니다. 유럽과의 교역으로 경제적 부를 쌓은 불교도들의 후원이 많이 모이던 곳이기도 합니다.
기원 전후 인도의 국제 교류 무대
마우리아 왕조의 전륜성왕, 아소카왕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 위에서 활을 쏘는 태양의 신 수리야처럼 표현된 용맹한 통치자, 아소카왕은 인도 전역에 스투파와 함께 여러 동물 장식을 올린 돌기둥 [석주 石柱]을 세웠습니다. 아소카왕의 석주 위에 있었던 황소나 사자 등은 왕실을 뜻하는 귀중한 동물로 훗날에도 소중히 여겨졌습니다.
유럽에서 인도로
1945년,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콜라푸르에서 작은 청동 조각 37개가 한꺼번에 발견되었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인도에서 만들어졌지만, 1세기 무렵 이탈리아 로마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포세이돈 상 ①, 큐피드가 새겨진 손잡이 ② 그리고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을 장식한 원반 ③ 등도 있었습니다. 기원전부터 홍해를 건너 이루어진 인도와 유럽의 엄청난 무역량을 생각해 보면 그리 놀라운 발견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4 코끼리를 탄 사람들
만든 시기 : 2세기경
발견 장소 : 마하라슈트라 콜라푸르
보관 장소 : 인도 콜라푸르타운홀박물관
5 네 마리의 동물이 달린 손잡이
만든 시기 : 2세기경
발견 장소 : 마하라슈트라 콜라푸르
보관 장소 : 인도 콜라푸르타운홀박물관
6 마차
만든 시기 : 2세기경
발견 장소 : 마하라슈트라 콜라푸르
보관 장소 : 인도 콜라푸르타운홀박물관
7 물병
만든 시기 : 2세기경
발견 장소 : 마하라슈트라 콜라푸르
보관 장소 : 인도 콜라푸르타운홀박물관
8 여섯 개의 상징
만든 시기 : 2세기경
발견 장소 : 마하라슈트라 콜라푸르
보관 장소 : 인도 콜라푸르타운홀박물관
인도에서 유럽으로
인도는 기원전부터 홍해를 건너 유럽과 활발히 무역을 했습니다. 인도의 풍요로운 자연환경에서 만들어진 향신료는 유럽인들을 사로잡았고, 코끼리의 아름다운 상아 역시 유럽인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치품이었습니다.
인도 불교 사원지 발굴을 기념하는 전시 포스터
만든 시기 : 서기 1938년
만든 장소 : 프랑스 파리
보관 장소 :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지금은 아프가니스탄인 베그림에서 프랑스 고고학조사단이 인도의 불교 사원지를 발굴했습니다. 이를 기념하는 특별전이 열렸던 파리 기메박물관 포스터입니다. 다른 나라의 물건을 구경하고 있는 사타바하나 왕조 여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그녀는 남인도에서 만들어져 이탈리아 폼페이에서 발견된 상아 조각 역사상을 모델로 했습니다. 배경에는 풍요의 항아리도 그려져 있습니다. 남인도의 미술은 100년 전의 프랑스 파리에서도 좋은 전시 주제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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