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스투파의 숲 ㅡ 신비로운 인도이야기] 01

드무2 2024. 1. 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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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파의 숲 ㅡ 신비로운 인도이야기] 01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이야기

 

2023. 12. 22 ~ 2024. 04. 14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이야기

 

스투파는 불교에서 부처나 훌륭한 승려의 사리를 모신 탑을 뜻하는 인도의 옛말입니다. 인도의 스투파는 우리나라의 탑과 달리 둥근 언덕이나 거대한 왕릉처럼 생겼습니다. 스투파와 스투파를 둘러싼 울타리에는 아름다운 조각이 장식되어 있어 울타리를 따라 돌면 셀 수 없이 많은 인도의 신과 석가모니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스투파가 세월의 풍파 속에 무너져 원래 모습을 잃고 이제는 장식 조각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전시실 안에는 2천여 년 전 스투파를 이루었던 조각이 모여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드넓은 남인도에 펼쳐졌던 스투파의 숲을 여행하듯 그 사이를 거닐며 흩어진 이야기의 조각을 맞춰 보시면 어떨까요?

 

 

 

https://youtu.be/UenpnOeMt78

 

 

 

 

 

 

 

 

 

 

사타바하나의 왕과 그의 시종들

 

만든 시기 : 1세기 후반

발견 장소 : 안드라프라데시 아마라바티

보관 장소 : 영국 영국박물관

 

키가 크고 몸이 좋은 남성이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아 정중하게 인사하고 있습니다. 그는 화려한 옷을 입고, 신분이 높은 사람들만 쓰는 햇빛 가리개 아래에 서 있습니다. 주변의 여성들은 남성을 향해 권위를 상징하는 깃털 [불자 佛子]을 흔드는 중입니다. 그는 사타바하나의 왕입니다. 왕이 다스리던 크리슈나강 주변은 매우 풍요로운 땅이었습니다. 인도의 문화와 불교가 만나 새로운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낸 곳이기도 합니다. 왕의 안내를 따라, 인도의 남쪽에 있는 스투파의 숲으로 여행을 떠나볼까요?

 

 

 

스투파의 숲으로

 

지금부터 2천년 전 인도 남쪽을 다스리던 왕이 여러분을 스투파의 숲으로 안내합니다.

이 숲은 인도의 자연에 깃든 신비로운 정령 精靈과 다양한 생명이 더불어 사는 곳이자,

불교의 가르침을 처음 세상에 펼친 석가모니의 이야기로 가득한 곳입니다.

 

 

 

인도 남쪽으로

 

기원전 5세기, 인도 북부 갠지스강 유역에서 시작된 불교는 수백 년에 걸쳐 남쪽으로 전해졌습니다. 석가모니의 고향 북인도와는 기후도 풍습도 다른 그곳에서 불교는 생명력 넘치는 신들과 마주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기원전 2세기 무렵 데칸고원의 동쪽, 크리슈나강 주변을 다스리기 시작한 사타바하나 왕조 때 세워진 수많은 스투파 유적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끓어오르듯 뜨겁고 활기찬 나라,

남인도에서 온 생명력 넘치는 신들과 석가모니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고대 남인도 데칸고원 주요 왕조

 

BC 600

겐지스강 유역

도시국가 발전

(마가다 왕국 등)

 

BC 400년경

석가모니 열반

 

마우리아

(기원전 320 ~ 180년경)

 

BC 323

알렉산드로스 대왕 사망

 

BC 320

마우리아 왕조 시작

 

BC 268 ~ 232년경

아소카왕 재위

 

전 사타바하나

(기원전 100년 ~ 기원 전후)

 

BC 25

로마제국

초대 아우구스투스 황제 즉위

 

후 사타바하나

(50 ~ 225년경)

 

100년경

사타바하나 아마라바티 수도 이전

 

225 ~ 250년경

익슈바쿠

나가르주나콘다 수도 건설

 

320년경

굽타

남인도 불교건축 감소

 

 

 

 

 

 

신비의 숲

 

성스러운 갠지스강 남쪽으로 펼쳐진 넓은 평야는 인도 중남부 데칸고원으로 이어집니다. 기원전 2세기 말, 인도의 첫 통일 왕조 마우리아가 무너진 남인도 데칸고원에는 새로운 왕조 사타바하나가 등장합니다. 이곳에는 왕조의 흥망성쇠에 흔들림 없이 오로지 생성하고 소멸하는 자연의 힘을 믿으며 살아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믿음은 새로운 종교인 불교를 만나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렇게 남인도에는 인도 고유의 문화와 불교가 어우러진 세계, 신비의 숲이 존재했습니다.

 

 

 

 

 

 

물이 가득 찬 풍요의 항아리

 

만든 시기 : 기원전 2세기 후반

발견 장소 : 마디아프라데시 바르후트

보관 장소 : 인도 알라하바드박물관

 

입구가 크고 둥근 항아리에 활짝 핀 연꽃과 아직 덜 핀 봉오리가 함께 있습니다. 항아리 안에는 물이 가득차 있어 연꽃을 잘 자라게 합니다. 연꽃 위에는 '함사' 라고 불리는 새 두 마리가 있습니다. 함사는 오리, 거위, 고니처럼 물가에서 사는 새를 닮았습니다. 새들은 씨앗주머니를 부리에 물고 서로를 마주 보고 있습니다. 물이 가득 찬 항아리에서 뻗어 가는 연꽃 줄기, 전설 속 새 함사가 물어 오는 씨앗주머니는 모든 생명을 키우는 물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물이 가득 찬 항아리에서 자라나는 연꽃 넝쿨은 특별한 자연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자연이 계속해서 새로운 생명을 만들고 사라지는 것처럼, 사람의 생명도 태어나고 죽는 것을 반복합니다.

 

 

 

 

 

 

연꽃 넝쿨 같은 생명력

 

물이 가득 찬 풍요의 항아리에서 뻗어 나가는 연꽃 넝쿨은

생성과 소멸을 넘어선 자연의 무한한 생명력을 의미합니다.

 

 

 

 

 

 

연꽃 넝쿨과 함사

 

만든 시기 : 5세기 말 (1874 ~ 1875년에 똑같이 만들었어요)

발견 장소 : 마하라슈트라 아잔타

보관 장소 : 영국 빅토리아 앨버트박물관

 

넝쿨 사이로 피어나는 푸른 연꽃과 전설 속 새 '함사' 가 함께 있습니다. 연꽃의 넝쿨과 함사는 물의 중요성과 풍요로움을 상징합니다. 이런 상징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도 전체 지역에서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인도 불교가 가장 힘이 있었고, 널리 퍼져 나갔던 기원후 5세기에 만들어진 아잔타 석굴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잔타는 천 년 넘게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가, 1819년 영국 사람이 우연히 다시 발견했습니다. 이후 석굴의 아름다운 벽화를 보존하기 위해 오랜 기간에 걸쳐 똑같은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여기 전시된 작품도 이때 제작된 것입니다.

 

 

 

 

 

 

(위) 보물을 쏟아 내는 연꽃

 

만든 시기 : 기원전 2세기 후반

발견 장소 : 마디아프라데시 바르후트

 

작품의 옆쪽이 많이 망가졌지만, 망가진 곳에 연꽃 줄기가 휘감긴 모습이 새겨져 있었을 것입니다. 거꾸로 매달린 연꽃에서는 온갖 보물이 쏟아지고 화려한 목걸이와 귀걸이, 큰 보석도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바짝 마른 연못에 촉촉한 비가 내릴 때처럼, 다시 찾아온 생명의 풍요로움이 느껴집니다. 오른쪽에는 나뭇잎으로 만든 옷을 입고 허리에 광주리를 차고 돌을 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캐는 돌이 보물은 아닐지 궁금해집니다.

 

 

 

(아래) 끝없이 이어지는 연꽃

 

만든 시기 : 기원전 2세기 후반경

발견 장소 : 마디아프라데시 바르후트

보관 장소 : 인도 알라하바드박물관

 

아직 꽃이 다 피지 않은 봉오리가 달린 줄기가 활짝 핀 둥근 연꽃을 넝쿨처럼 감고 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연꽃 넝쿨은 건강한 생명과 새로 시작하는 삶을 의미합니다. 동아시아에서 연꽃은 극락정토*에서 새롭게 태어남을 의미하며, 부처님이 앉아 계시는 자리로 매우 중요하게 쓰입니다. 이에 비해 인도의 연꽃은 넝쿨처럼 무리지어 있어 풍요로운 자연과 생명을 나타냅니다.

 

* 극락정토 : 불교에서 천국으로 생각하는 곳. 선하게 살던 사람이 죽으면 극락정토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입에서 연꽃 넝쿨을 뿜어내는 자연의 정령

 

만든 시기 : 기원전 2세기 후반

발견 장소 : 마디아프라데시 바르후트

보관 장소 : 인도 알라하바드박물관

 

뾰족한 귀에 큰 눈, 불룩 튀어나온 배가 눈에 띄는 이가 비스듬히 앉아 있습니다. 그의 입에서는 연꽃 줄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연꽃 줄기는 넝쿨이 되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위쪽에 둥글게 핀 연꽃을 감고 있습니다. 연꽃이 뿜어져 나오는 입은 모든 생명의 기본이 되는 물이 담긴 '풍요의 항아리' 같이 보입니다. 인도 사람들은 이렇게 자연의 정령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표현해 자연의 신으로 모셨습니다.

 

 

 

 

 

 

 

 

 

풍요의 신, 락슈미

 

만든 시기 : 2세기

발견 장소 : 우타르프라데시 자말푸르

보관 장소 : 인도 뉴델리국립박물관

 

아름다운 몸매를 드러낸 여인의 상이 있습니다. 가슴을 만지고 있는 모습은 여성의 출산과 풍요로움을 나타냅니다. 이 여인의 이름은 '락슈미' 로, '풍요의 항아리' 에서 나온 둥근 연꽃 위에 서 있습니다. 그녀의 몸 뒤로 연꽃 줄기가 휘감아 올라갑니다. 뒤에는 공작새 2마리가 숨어서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공작새가 울면 계절풍이 불어와 첫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비가 내리면 풍요의 항아리는 다시 물로 가득 찰 것입니다.

 

 

 

 

 

 

 

 

 

 

 

 

 

 

 

스투파를 지키는 마카라

 

만든 시기 : 기원전 2세기 후반

발견 장소 : 마디아프라데시 바르후트

보관 장소 : 인도 인도박물관

 

스투파로 들어가는 문을 장식하던 조각의 일부입니다. 물속에 사는 전설 속 동물 '마카라' 가 새겨져 있습니다. 마카라는 악어처럼 생긴 머리, 코끼리처럼 긴 코, 물고기의 지느러미 모양을 한 귀, 달팽이의 집처럼 말린 긴 꼬리가 있습니다. 몸통은 비늘로 덮여 있는 독특한 외모를 가졌습니다. 동아시아의 전설 속 동물 용이나 봉황처럼 여러 동물의 모습이 섞여 있습니다. 인도의 전설 속 동물인 마카라는 스투파 입구를 지키는 모습으로 불교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마카라 모양 장난감

 

만든 시기 : 기원전 2세기 ~ 기원전 1세기

발견 장소 : 우타르프라데시 코삼비

보관 장소 :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진흙으로 만든 '마카라' 입니다. 마카라는 물 속에 사는 전설 속 동물입니다. 몸통에 구멍을 뚫고 축이 되는 막대기를 꽂은 후, 양쪽에 바퀴를 달아 끌면 물 위를 헤엄치는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카라는 스투파의 문이나 불교를 지키는 신 같은 존재였지만, 이렇게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마카라는 불교에서 여전히 신과 같은 귀한 존재여서 의자에 앉아 있는 부처님이 그려질 때마다 의자의 등받이를 장식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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