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스투파의 숲 ㅡ 신비로운 인도이야기] 02

드무2 2024. 1. 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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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파의 숲 ㅡ 신비로운 인도이야기] 02

 

 

 

 

 

 

마카라 × 사자 = 새로운 상상 속 동물?

 

만든 시기 : 3세기

발견 장소 : 인드라프라데스 캐사나팔리

보관 장소 : 인도 바우다스리고고학박물관

 

스투파로 들어가는 문을 장식하던 조각의 일부입니다. 한쪽에는 입을 크게 벌린 '마카라' 가, 반대쪽에는 앞발을 들어올린 사자가 보입니다. 마카라는 물 속에 사는 전설 속 동물입니다. 비늘로 덮인 마카라의 꼬리가 사자의 몸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두 마리의 동물의 몸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마카라의 꼬리를 피해 사자의 어깨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도 보입니다. 남인도의 스투파에는 마카라가 사자, 코끼리 등 다양한 동물과 합쳐져 새로운 상상 속 동물로 다시 태어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커다란 그릇을 받쳐 든 약샤

 

만든 시기 : 기원전 50년경

발견 장소 : 마디아프라데시

보관 장소 :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두 팔이 없는 약샤는 하늘을 향해 뭔가를 들고 있었을 것입니다. 스투파 입구에는 두 팔을 높이 올려 커다란 그릇을 들고 참배객에게 보시를 받던 상이 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두 팔을 위로 올려 기둥을 받치는 스투파 장시기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디에 사용됐던, 불룩한 배와 귀여운 뒷모습까지 아주 잘 만들어진 조각품입니다. 

 

 

 

다양한 얼굴, 약샤

인도 신화에서 풍요로운 자연의 정령이던 약샤 (약시)는 힌두교처럼 오래된 종교뿐 아니라, 불교처럼 새로운 종교와 어우러져 다양한 얼굴로 나타납니다. 모두 풍족하고 유쾌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듯 생기발랄한 신들입니다.

 

 

 

 

 

 

 

 

 

동전을 쏟아 내는 연꽃 모자를 쓴 약샤

 

만든 시기 : 3세기 말

발견 장소 : 안드라프라데시 나가르주나콘다

보관 장소 : 인도 나가르주나콘다고고학박물관

 

짧은 다리에 배가 불룩 나온 약샤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큰 귀걸이를 하고, 머리에는 연꽃 송이를 엎어 놓은 모자를 쓰고 있습니다. 머리에서 쏟아지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동전입니다. 이 상은 머리에서 동전을 쏟아내는 소라 껍데기 모양의 모자를 쓴 약샤와 함께 짝을 이루었습니다. 동전이 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모자를 만든 인도 사람들의 상상력이 놀랍습니다.

 

 

 

 

 

 

 

 

 

신비로운 인도의 신들

 

생명의 끊임없는 재생과 생산의 신비로움은 자연에 깃든 정령 精靈의 존재를 믿게 합니다. 인도인들은 풍요로운 자연에 깃든 정령을 사람의 모습을 지닌 신으로 상상했습니다. 그중에도 나무에 깃들어 풍요를 가져오는 자연의 정령을 남성형은 '약샤 yaksa', 여성형은 '약시 yaksi' 라 불렀습니다. 자연의 정령인 약샤 (약시)는 인도 특유의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수많은 얼굴을 가진 존재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새로운 종교인 불교와 어우러지며 석가모니를 보필하는 등 각각 자신만의 역할을 찾아갑니다.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자연의 정령

 

만든 시기 : 기원전 2세기 후반경

발견 장소 : 미디아프리데시 바르후트

보관 장소 : 인도 뉴델리국립박물관

 

자연에 깃들어 있다고 믿는 여성신 '약시' 의 얼굴입니다. 약시의 조각을 보니 인도 여성들이 머리에 두르는 차도르, 이마에 장식하는 빈디, 헤나를 이용한 문신이 떠 오릅니다. 왼쪽 뺨에 있는 3줄은 번개를 나타내고, 지팡이 문양은 코끼리 채찍을 나타냅니다. 인도의 종교와 문화의 뿌리가 되는 자료인 '베다' 에 나오는 '인드라' 는 코끼리를 타고 다닙니다. 인드라는 바구름을 몰고 오는 번개의 신입니다. 모두 생명의 기본이 되는 물이 부족하지 않도록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긴 무늬입니다.

 

 

 

풍요의 상징으로 장식한 약시

 

만든 시기 : 기원전 1세기

발견 장소 : 웨스트 뱅갈 찬드라케두가르

보관 장소 :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화려한 장신구를 걸친 약시의 모습이 찍힌 점토판입니다. 비록 약시의 몸은 작지만, 바르후트의 약시처럼 풍요와 행복을 나타내는 머리장식을 하고 있습니다. 점토판 위에는 2개의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아마도 개인적으로 가지고 다니거나 집 안에 걸어둔 것으로 보입니다. 남인도 사람들은 휴대용 약시를 만들 만큼 약시가 가져온 풍요를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연꽃을 공양하는 약시

 

만든 시기 : 기원전 2세기 중엽

발견 장소 : 인드라프라데시 아마라바티

보관 장소 : 인도 아마라바티고고학박물관

 

데칸고원 동쪽으로 흐르는 크리슈나강 주변에는 스투파의 흔적이 많습니다. 이 상은 그증에서도 가장 유명한 아마라바티 유적에서 발견된 약시입니다. 약시는 옷을 입지 않고 장신구만 하고 있어 큰 가슴과 잘록한 허리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여성의 신체 특징을 강조한 여신은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었지만 오른손에 든 연꽃에서 불교의 가르침을 따르는 존재로 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스투파를 지키는 인도 고유의 신

 

만든 시기 : 기원전 2세기

발견 장소 : 우타르프라데시 코삼비

보관 장소 : 인도 알라하바드박물관

 

남성이 소용돌이치는 물 위에서 헤엄치는 '마카라'를 밟고 서 있습니다. 마카라는 물속에 사는 전설 속 동물입니다. 이 기둥은 스투파를 둘러싼 울타리를 만드는 데 사용됐습니다. 인도의 옛 문헌 '베다' 에 물의 신 '바루나' 가 마카라를 타고 다닌다고 나옵니다. 스투파를 둘러싼 울타리에, 베다에 나오는 신과 전설의 동물이 함께 나오는 점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 땅에 살던 사람들이 믿어 온 고유의 신들도 자연스럽게 불교와 합쳐지면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사방에서 볼 수 있는 약샤

 

만든 시기 : 기원전 1세기 말                                        |  만든 시기 : 3세기말 ~ 4세기

발견 장소 : 마디아프라데시 산치                                |  발견 장소 : 텔랑가나 파니기리

보관 장소 : 독일 베를린아시아예술박물관                  |  인도 파니기니문화유산과

 

'환조' 로 새겨진 약샤의 머리입니다. 환조란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모양을 보고 만질 수 있도록 조각한 것입니다. 스투파의 주위에는 울타리가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탑 주변을 돌면 스투파와 울타리의 조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스투파의 장식은 주로 앞면만 새겨지는데, 뒷면까지 새긴 환조는 흔하지 않습니다. 유명한 스투파 유적 산치에서 발견된 이 약샤상에서 다른 종교의 신을 환조로 만들어 모시는 전통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필을 받는 약샤

 

만든 시기 : 3세기

발견 장소 : 안드라프라데시 칼라파렘

보관 장소 : 인도 아마라바티유적센터박물관

 

마치 사타바하나의 왕처럼 당당하게 서 있지만, 인도 신화 속 키 작은 신 '가나' 에게 시중을 받는 주인공은 왕이 아닌 약샤입니다. 오른손에 연꽃 다발을 들고 있는 모습이 어딘가 특별해 보입니다. 왼쪽 아래의 가나는 왕이나 부처님이 쓰는 햇빛 가리개를 즐고 있습니다. 약샤는 깨달음을 얻어 다음 생에서 부처님이 될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불교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약샤의 위상이 한껏 높아졌습니다.

 

 

 

 

 

 

머리 여럿 달린 뱀의 정체

 

만든 시기 : 2세기 ~ 3세기

발견 장소 : 우타르프라데시 마투라

보관 장소 : 독일 베를린아시아예술박물관

 

작고 단단한 체격에 배가 불룩 나온 사람이 있습니다. 왼손에는 물병을 들고 있고, 뒤에는 머리가 7개 달린 뱀이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오래전부터 강에 사는 뱀인 '나가' 를 신으로 믿었습니다. 나가는 다른 뱀들보다 머리가 많습니다. 자연에 깃든 신을 믿는다는 점에서 약샤와 비슷합니다. 나가는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지키기 때문에 불교에서 중요한 존재입니다. 왼쪽 어깨에 걸친 독특한 물건을 보면 힌두교의 신 '발라라마' 같기도 합니다. 이처럼 나가는 힌두교부터 불교를 아우르며 옛 인도의 신앙에서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석가모니를 보필하는 나가

 

만든 시기 : 3세기경

발견 장소 : 안드라프라데시 골리

보관 장소 :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왕이 할 만한 화려한 장식을 하고 있지만, 왕은 아닙니다. 머리가 5개 달린 뱀, 나가입니다. 인도 사람들은 약샤를 믿는 것만큼 나가를 믿었습니다. 나가가 권위를 뜻하는 불자*를 오른손으로 높이 들고, 몸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의 옆에는 아마도 석가모니가 있었을 것입니다. 나가는 물을 다스리는 신이었지만 불교를 믿게 되면서 점차 석가모니를 지키는 존재가 됐습니다.

 

* 불자 : 짐승의 털을 묶어 자루 끝에 매어 달은 도구. 불교에서 스님이 가르침을 전할 때 사용한다.

 

 

 

 

 

 

풍족한 남인도의 불교 후원자들

 

기원전 2세기 인도 최초의 통일 왕조 마우리아가 무너지고 남인도에 사타바하나 왕조가 새롭게 등장합니다. 이 무렵 인도 전역은 촘촘한 교역망으로 서로 연결되었습니다. 동쪽으로는 동남아시아, 서쪽으로는 서아시아를 건너 유럽까지 국제 무역도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불교가 빠른 속도로 인도 대륙 남쪽으로 퍼져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교역 덕분에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았던 남인도인들의 후원 덕분입니다.

 

 

 

 

 

 

 

 

 

여러 나라와 교류했던 마우리아 왕조

 

기원전 3세기, 인도 전역에 불교를 전한 아소카 왕은 마우리아 왕조의 3대 왕이었습니다. 마우리아 왕조의 수도는 갠지스강 남쪽, 파탈리푸트라였습니다. 이곳에서 발견된 인물상이나 작은 원반형 돌은 외부 문화에 개방적인 마우리아 왕조의 활발한 국제 교류상을 보여줍니다. 진흙으로 빚은 여인상은 원시적이지만 서아시아의 영향이 짙게 나타납니다. 파탈리푸트라 장인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원반형 돌은 북쪽으로는 히말라야를 넘어 파키스탄에서, 남쪽으로는 바다 건너 동남아시아에서도 발견됩니다. 마우리아 왕조가 인도 대륙 전역으로 세력을 넓히고, 다른 나라와 활발히 교역을 이어 갔던 사실을 뒷받침해 주는 유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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