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의 박물관 산책

[반가사유상]

드무2 2026. 4. 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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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사유상]

 

 

 

반가사유상 :국보 78호, 삼국시대, 높이 82.9㎝ (왼쪽) 반가사유상 :국보 83호, 삼국시대 7세기 전반, 높이 82.9㎝

 

 

 

미묘한 표정의 78호, 미소가 또렷한 83호

 

 

 

중앙박물관 최고 인기

6 ~ 7세기에 만들어져

동아시아 최고 금동불상

굿즈 4만여 점 팔려

 

 

 

근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시실로 꼽히는 ‘사유의 방’ 은 2021년 11월 개관한 이래 현재 누적 관람객 수가 230만명을 넘었다. 주목을 많이 받는 만큼 전시품 관리, 민원 대응 등 고민하고 신경 쓸 일이 많아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사유의 방이 아니라 ‘고뇌의 방’ 이라고 얘기할 때도 있다. 그러나 사유의 방에 관심을 갖고 찾아주는 관람객을 볼 때면 박물관 일원으로 뿌듯하고 흐뭇하다.

 

 

 

반가사유상 78호. /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의 주인공은 두 국보 반가사유상이다. ‘반가사유상’ 이라는 명칭은 20세기 전반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불상의 독특한 자세를 묘사한다. ‘반가’ 는 한쪽 다리를 내리고 다른 쪽 다리를 올린 자세다. ‘사유’ 는 생각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것으로, 머리를 약간 숙이고 한쪽 손을 올려 뺨이나 턱을 받치고 있는 자세로 표현된다. 이러한 모습의 불상은 인도 문화권에서 처음 나타났으며 동아시아 6 ~ 7세기에 독립 예배상으로 크게 유행했다.

두 반가사유상은 청동으로 주조하고 그 위에 금을 입힌 예로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조형적으로도 탁월하다. 등신대보다는 약간 작은 크기로, 옛 지정 번호로 78호로 불리는 상은 높이가 81.5㎝, 83호로 불리는 상은 높이가 90.8㎝다. 제작 시기는 78호가 6세기 후반, 83호가 7세기 전반이다.

78호는 복장과 장신구가 화려하며 신체 · 옷자락은 평면적으로 처리한 부분이 많다. 83호는 복장과 장신구가 간결하고 신체 · 옷자락 · 의자 등이 실감 나게 표현돼 있다. 이러한 외형의 차이가 단순한 시기적 차이 때문인지, 동일한 형식의 변주인지, 아니면 표현하고자 한 대상의 차이인지는 아직 분명하게 결론 내리기 어렵다.

 

 

 

반가사유상 78호 뮷즈. /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78호 반가사유상에 대해 이런 글을 썼다. “슬픈 얼굴인가 보면 그리 슬픈 것 같지 않고, 미소 짓고 있는가 하면 준엄한 기운이 누르고 있어서 무엇이라고 형언할 수 없는 거룩함을 뼈저리게 해 주는 것이 이 부처님의 미덕이다.” 미묘한 표정의 78호와 비교하면 83호는 한층 또렷한 미소를 짓고 있다. 요새 유행하는 MBTI로 하면 83호는 외향이고, 78호는 내향이랄까. 또 78호는 세속의 무게를 느끼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라면, 83호는 삶의 진리를 좀 더 분명히 알게 된 모습 같다.

 

 

 

반가사유상 83호 뮷즈 (박물관 굿즈). /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이들 반가사유상을 대략 6분의 1 크기로 재현한 미니어처도 인기가 많아 현재까지 4만여 점이 판매됐다. 판매량은 83호가 78호보다 많아 그 비율이 8대2 정도다. 83호만 봐도 좋지만, 78호와 함께 볼 때 또 다른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특별한 경험을 위해 사유의 방을 방문해보시길 제안해 본다.

 

 

김혜원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

 

[출처 : 조선일보 2025년 8월 30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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