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바젤리츠展]

드무2 2026. 6. 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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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비엔날레 바젤리츠展]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자화상 ‘천사들이 사라졌다 (2025)’. 300 × 215㎝. / 타데우스 로팍

 

 

 

전시 6일 앞두고 떠난 獨거장 베네치아엔 황금빛이 남았다

 

 

 

최대 높이 4.6m 회화 16점 공개

 

 

 

황금빛 화면 위에 늙은 육체가 거꾸로 떠 있다. 죽음을 예견한 듯 화가는 바스라질 듯 쇠락한 몸을 가느다란 선으로 새겨 넣었다. 독일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 (1938 ~ 2026)의 유작이 된 자화상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 조르조 마조레섬에서 열리고 있는 바젤리츠 개인전 ‘황금빛 영웅’ 이 제61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공식 병행 전시 중에서도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다. 지난달 30일 (현지 시각) 전시 개막을 6일 앞두고 작가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층고 높은 전시장에 높이 3m에서 4.6m에 이르는 초대형 회화 16점이 걸렸다.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까지 2년간 몰입했던 그림들이다. 자화상 한 점을 빼면 모두 평생의 동반자이자 영원한 뮤즈였던 아내 엘케의 초상화다.

 

 

 

별세 얼마 전 촬영했다는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인터뷰 영상. 전시장 한켠에서 상영 중이다. / 허윤희 기자

 

 

 

별세 얼마 전 촬영했다는 작가의 인터뷰 영상이 마치 유언처럼 전시장 한 켠에서 상영 중이다. 휠체어에 앉은 바젤리츠는 담담한 목소리로 “베네치아에 오지 못해 미안하다. 나의 예술 여정의 끝자락에 선 지금, 지난 60년간의 여정을 갈무리하는 일종의 결론을 내야 할 시점이라 생각했다” 며 “지난 세월의 작업들을 하나의 세계로 집대성하는 것” 이라고 말한다.

 

 

 

산 조르조 마조레섬 전시장 전경. / 허윤희 기자

 

 

 

사방에서 휘감는 황금빛 광채가 관람객을 압도한다. 바젤리츠는 영상에서 “황금색이 드로잉과 충돌하지 않고 그 자체로 작품을 뒷받침하며 돋보이게 하는 배경이 되길 원했다” 고 했다. ‘이콘화’ 라 불리는 중세 성화 (聖畵)에서 금박 배경이 신성한 영역을 상징하는 것처럼, 금색으로 중립적인 배경을 만들어 인물을 영원 속에 박제한 것이다.

 

 

 

산 조르조 마조레섬에서 열리는 게오르그 바젤리츠 유작전 '황금빛 영웅' 전시 전경. / 타데우스 로팍

 

 

 

바젤리츠는 평생 이미지를 거꾸로 그렸다. ‘무엇을 그리는가’ 보다 ‘어떻게 그리는가’ 의 문제로 전환해 관람객이 형상보다 색채, 질감 등 회화의 본질에 집중하게 했다. 이번 작품에도 인물 형상이 거꾸로 뒤집혀 있다. 전시 제목 ‘황금빛 영웅’ 역시 역설적이다. 전시를 기획한 조르조 치니 재단의 루카 마시모 바르베로 디렉터는 “절제된 선의 미학을 통해 구현된 이 초상들은 육체적 쇠락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과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불완전함을 겸허히 수용한다” 고 했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발, 아내 엘케의 앙상한 종아리에 신겨진 하이힐이 더 처연하게 느껴진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오는 8월 서울 광화문 세화미술관에서도 바젤리츠의 대규모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베네치아 = 허윤희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6년 5월 13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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