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진달래]
꼬리진달래는 봄부터 여름까지 작은 흰색 꽃이 20개 이상 밀집한 형태로 펴요. / 국립생물자원관
인류는 오랫동안 식용이나 약용, 관상용, 공예용 등 여러 용도로 식물을 이용해 왔어요. 특히 장미과 (科), 차나뭇과, 진달랫과 등 식물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지요. 이 중 우리나라 자생 수종이면서도 비교적 관심을 덜 받아온 나무가 있는데, 바로 꼬리진달래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진달래나 철쭉의 형제지요.
'참꽃나무겨우살이'라고도 부르는 꼬리진달래는 추운 곳에서 잘 자라는 한대성 (寒帶性) 나무지요.
우리나라와 중국이 원산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경북 · 충북과 이에 인접한 강원도 백두대간 자락에서, 중국에서는 헤이룽장 · 지린 · 허베이 · 간쑤 · 산시 · 산둥 · 쓰촨성 등지에서 집중적으로 자랍니다. 해발 100m부터 3000여m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자생하며, 추위를 견디는 능력이 특히 강하답니다. 꼬리진달래는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 있는 북한 지역에는 그리 많지 않아요. 평안북도 피현군 하단리에 1㏊ (헥타르) 정도의 꼬리진달래 군락지가 있는데, 멸종 위기종으로 관리한다고 합니다.
꼬리진달래가 최대로 자라면 키가 약 2.5m에 달합니다. 가지는 가늘고 비늘 모양이며, 어릴 때에는 솜털이 약간 있지요. 잎은 어긋나게 나는데,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답니다. 가지 윗부분에 잎이 서너 개씩 달리는 데, 어린 가지에는 잔털이 빽빽해요. 잎 모양은 좁은 타원형이거나 창을 거꾸로 세운 것 같은 모양으로, 양쪽 끝이 가늘어지면서 끝부분이 뾰족하지요.
꽃은 6 ~ 7월쯤 흰색으로 피는데, 꽃부리가 깔대기 모얍입니다. 꽃의 수술이 꼬리처럼 길게 나온다고 꼬리진달래로 불렀다고 합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눈에 띄는 수술이 있는 작은 흰색 꽃이 20개 이상 밀집한 형태를 이뤄요. 열매는 긴 타원형입니다. 길이는 5 ~ 8㎜ 정도로, 9 ~ 10월쯤 갈색으로 익습니다.
꼬리진달래는 돌이 많고 경사진 땅이나 척박한 토양도 가리지 않고 잘 자라요. 흔히 소나무나 갈참나무, 졸참나무 등 참나무류가 번성하는 곳이지요. 꼬리진달래는 씨앗을 뿌리면 쉽게 싹이 틉니다. 가지나 잎을 꺾은 후 다시 심어서 새 식물을 얻는 꺾꽃이 번식은 쉽지 않다고 해요.
꼬리진달래는 전통적으로 기관지염과 이질 (설사가 나는 감염병), 뼈에 손상이 간 골절에 치료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잎은 강장제 (체력을 증진하는 약), 이뇨제 (오줌이 잘 나오게 하는 약), 건위제 (위를 튼튼ㅎ하게 하는 약) 등 얒개로 사용했지요.
우리나라 꼬지진달래는 햇볕에 노출된 곳보다 다른 나무 밑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다른 수종과 섞어 심어도 조화를 이룹니다, 앞으로 우리 주변의 공원이나 정원에서도 쉽게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용식 전 천리포수목원 원장 · 영남대 명예교수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3년 5월 15일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