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와 문명의 위대한 여정] 12
막고굴 육자진언비 탁본
복제품
文字必須改革, 要走世界文字共同的拼音方向.
문자는 반드시 개혁해야 하며, 세계 문자와 함께 병음 (拼音)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마오쩌둥 (毛澤東)
한자간화방안
한어병음방안
고에쓰 우타이본, 도조사
룩 번 띠엔
팜 반 루언 기증 복제품
한자 간화 방안
중국은 문자 개혁의 일환으로 한자의 형태를 간소화하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1956년에 '한자간화방안 (漢字簡化方案)'이 시행되면서 예술 분야와 같이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 번체자 (繁體字) 사용이 금지되었다. '한자간화방안'이 시행된 후에 표의문자인 한자의 본질적인 속성과 아름다움이 훼손되었다는 부정 평가와 함께 문자 사용이 쉬워져서 문맹 퇴치를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긍정 평가가 공존하였다. 현재 중국은 간화자를 공식적인 한자의 표준 규범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어병음방안
'한어병음방안 (汉语拼音方案)' 은 현대중국어의 발음을 라틴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1951년 "문자는 반드시 개혁되어야 하며, 반드시 세계 문자와 함께 표음문자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라는 모택동의 지기에 따라 문자개혁위원회가 출범하였고, 1958년에 표준 중국어의 보급을 목적으로 '한어병음방안' 이 시행되었다. 1982년에는 중국어를 표기하는 국제적 표준 표기법으로 채택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고에쓰 우타이본 ㅡ 도조사
『도조사』는 16세기 말 ~ 17세기 초 일본 교토 (京都)의 사가 (嵯峨) 지역에서 목활자로 인쇄된 고에쓰 우타이본의 여러 작품 중 하나이다. 이 책은 표지와 본문의 모든 지면 (紙面)에 식물 쇠뜨기 문양이 운모인쇄 (雲母刷り) 되어 있는 특제본 (特製本)이다. 운모인쇄는 판목 (版木)에 화강암의 일종인 운모 (雲母)나 조개껍데기를 곱게 간 가루를 흩뿌려 반짝거림이 종이 혹은 특정 문양에 묻어나게 하는 기법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타종 행사를 다시하게 된 도조사의 종 공양 장소에 시라뵤시 (白拍子)가 나타나 여인금제 (女人禁制) 임에도 불구하고 노리키 (能力)의 계략에 의해 입장하여 춤을 춘다. 이 여인은 틈을 노려 종 안에 들어간다. 노리키의 보고를 받은 주지승은 도조사의 전설 [옛날에 여성에게 쫓겨 이 절에 도움을 청한 야마부시 (山伏)를 종 안에 숨겼는데, 여성이 독사로 변해 히다카강 (日高川)을 건너 종에 달라 붙어 야마부시를 태워 죽였다]을 전하고, 모두가 기도를 하자 종이 들어 올려져 뱀의 몸을 한 귀녀 (鬼女)가 모습을 드러낸다. 귀녀는 격하게 저항하지만 기도에 항복하여 히다카강 깊은 곳으로 뛰어든다. 우타이본은 노 (能)의 대본인 요쿄쿠 (謡曲)에 리듬을 알 수 있는 기호인 보 (譜)를 표기한 것이다. 본 자료는 우타이본 중에서도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 무렵에 성립한 고에쓰 (光悦) 유파 서체의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에쓰 우타이본 (光悦謠本)이라고 한다. 고에쓰 유파는 일본 근세 시대 초기를 대표하는 3대 서예가 중 한 명인 초대 혼아미 고에쓰 (本阿彌光悦)의 서체를 따르는 유파를 가리킨다. 또한 교토 사가 지역에서 출판된 고활자본 서적이라는 의미로 '사가 우타이본 (嵯峨謠本)' 이라고도 불리고, 스미노쿠라 소안 (角倉素庵, 1571 ~ 1632)이 출판에 관여했다고 하여 스미노쿠라본 (角倉本)이라고도 한다. 사가 지역에서 간행된 책을 사가본 (嵯峨本)이라고 하는데, 호화로운 장정과 유려한 히라가나 활자가 특징적이다. 교토 사가 지역의 고활자본 (古活字本)으로 출간된 아름다운 책이면서, 17세기 초 변체가나 (変体仮名)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김미진]
룩 번 띠엔
『룩번띠엔』은 19세기 베트남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6 · 8체, 2,082행의 쭈옌 터 놈 (Truyện thơ Nôm)이다. 쭈옌터놈은 쯔놈 (chữ Nôm, 𡨸喃)으로 쓴 운문 소설을 가리킨다.
작가인 응우옌 딩 씨에우 (Nguyễn Đình Chiểu, 阮廷炤)는 1822년 베트남 남부 자딘 (Gia Định, 현재 호찌민 시)에서 태어났다. 자는 마인 짜악 (Mạnh Trạch), 호는 쭝푸 (Trọng Phủ) 혹은 호이짜이 (Hối Trai)이다. 그는 1843년 모친상을 당하여 남부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중병에 걸려 실명하였고, 파혼당했다. 그 후 고향에 도착한 그는 한의학을 공부하고 서당을 열어 학생을 가르치며 생계를 유지하였다. 그는 실명하자 파혼을 당하였다. 이후 제자의 여동생 레 티 디엔 (Lê Thị Điền)과 혼인했고, 이 시기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1859년 프랑스가 자딘성을 공격했을 때 아내의 고향인 껀 주옥 (Cần Giuộc)에 피신하였다가, 다시 남부 벤째 (Bến Tre)성으로 이주하였다.
벤째성에서 서당을 열어 학생을 가르치며 민중의 애국심과 의병의 사기 진작과 프랑스에 대한 저항 정신을 고무하는 많은 작품을 남겼고, 그는 이곳에서 1888년 사망하였다. 대표 작품으로는 쯔놈으로 창작된 『룩번띠엔』과 『즈엉 뜨 하 머우 (Dương Từ Hà Mậu)』, 『껀주옥 열사 제문 (Văn tế nghĩa sĩ Cần Giuộc)』, 『지에 우쯔엉 딘 (điếu Trương Định)』 등이 있다.
작품 속에 나타난 남주인공의 모친상과 실명, 정혼자와의 파혼, 한의학에 대한 격식 등은 작가의 생애가 투영된 자전적 소설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룩 번 띠엔』 작품 속에 나타나는 유교 · 불교 · 도교 사상은 작가의 예술적 재능을 윤리 도덕을 바탕으로 표현한 것이다. 남주인공 룩번띠엔, 여주인공 끼에우응옛응아 (Kiều Nguyệt Nga), 어부, 나무꾼, 동자로 묘사된 인물들은 고결한 인품과 지혜와 재능을 대표한다. 또한 그들은 강직하고 비분강개한 성격과 넓은 아량을 가지고 의를 중시하며 위험이나 어려움에 직면한 사람들을 만나면 그냥 넘기지 않는 의로움을 가진 인물로 묘사되었다.
『룩번띠엔』은 57종의 인쇄본이 있으며, 쯔놈 · 국어 · 프랑스어 판본이 다양하게 전한다. 2013년 프랑스 파리 도서관에서 120여 년 동안 보관되어 있던 『룩번띠엔』의 삽화 초본이 발견되면서 작품의 문학적 가치가 재평가되고 학계의 주요한 연구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현정]
도안쯔엉떤타잉
『도안쯔엉떤타잉』은 '창자를 끊어내는 새로운 소리' 라는 의미의 작품으로, 베트남에서는 일반적으로 『쭈옌끼에우 (Truyện Kiều, 傳翹)』로 부른다. 『쭈옌끼에우』는 응우옌주가 중국 청심재인 (Thanh Tâm Tài Nhân, 青心才人)의 『금운교전 (金雲翹傳)』을 차용하여 6 · 8체 형식으로 3,254행의 쭈옌터놈 (Truyện thơ Nôm)으로 개작한 작품이다.
작가인 응우옌주 (Nguyễn Du, 阮攸)는 1765년 탕롱 (Thăng Long, 昇龍, 현재 하노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레왕조 (黎王朝)에서 벼슬을 하던 권문세가로, 그의 아버지는 레왕조에서 재상으로 봉직했다. 응우예주의 자는 또니으 (Tố Như, 素如), 호는 타잉히엔 (Thanh Hiền, 淸軒)이다. 그는 조정에서 예부 (Lế bộ) 우참지 (Hữu Tham tri)까지 올랐고, 사신으로 중국에 여러 차례 다녀왔다. 대표 작품으로는 한문 시집 『타잉히엔티떱 (Thanh Hiên thi tập, 清軒詩集)』, 『남쭝땁응엄 (Nam trung tạp ngâm, 南中雜吟)』, 『박하잉땁룩 (Bắc hành tạp lục, 北行雜錄)』과 쯔놈 작품 『쭈옌끼에우』 외에 「초혼문 (Văn tế thập loại chúng sinh)」, 「쯔엉루우 두 아가씨를 위한 제문 (Văn tế sống hai cô gái Trường Lưu)」, 「프엉논 남자들의 노래 (Thác lời trai phường Nón)」 등이 있다.
『쭈옌끼에우』는 여주인공 이름 투이끼에우 (Thúy Kiều)의 끼에우를 딴 끼에우전 (Truyện Kiều, 傳翹) 즉, '끼에우의 이야기' 라는 의미이다. 투이끼에우는 박명햇으나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자 하는 인내와 끈기가 강한 여성의 모습을, 남주인공 낌쫑 (Kim Trong)은 재주 있고, 정의로운 문인의 모습을 나타낸다. 작가 응우옌주는 투이끼에우의 고난을 통해서 여성을 경시하는 사고, 통치계급의 횡포, 선량한 백성의 억울함을 비판한다. 또한 『쭈옌 께에우』는 베트남 민족의식에 내재된 불교 사상을 바탕으로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추구하며, 기존 봉건사회의 윤리를 넘어 여성을 속박하였던 유교 관념을 타파하고자 하였다.
[이현정]
문자, 문화를 만들다
인류의 모든 문화와 문명은 문자 위에 세워졌다.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서 드러난 문자의 저력은 대단했다.
문자는 낡은 시대를 저물게 하고, 새로운 시대를 불러오는 위대한 힘을 보여주었다.
인류는 문자를 사용해서 소통 방식에 혁명을 가져 왔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제도를 끊임없이 개혁하였다.
가장 눈부신 인류의 소통 혁명은 인쇄술에 기반한 문자 대중화에서 비롯되었다.
인쇄기의 발명으로 책이 무한 복제되었다.
책이 사람들과 가까워질수록, 책은 점점 더 많이 번역되었고 또 기록되었다.
소수의 권위와 특권이 더는 존재할 수 없었다.
문명은 지탱한 숨은 조력자는 바로 종이였다.
늘어난 책의 수요는 오롯이 종이가 감당해야 했다.
또한 제한된 지면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사람들이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서체의 개량도 이어졌다.
인쇄술은 인류지식의 대중화를 번역은 인류 지식의 확산과 공유를 기록은 인류 지식의 전승을 이끌었다.
매체와 서체는 시대의 기술을 반영하며 문자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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