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사진으로 읽는 인천 근현대 소설] 01

드무2 2024. 2. 1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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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읽는 인천 근현대 소설] 01

 

 

 

 

 

 

사진으로 읽는 인천 근현대 소설

 

윤정미

 

11. 24. 2023 금 ㅡ 04. 28. 2024 일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관

 

 

주소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 15번길 64 · 76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도보    1호선 인천역에서 하차 후 인천중부경찰서 방면 도보 7분

           수인분당선 신포역에서 하차 후 인천아트플랫폼 방면 도보 10분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

사진으로 읽는 인천 근현대 소설

 

한국근대문학관에서 마련한 2023년 두 번째 기획전시는 인천을 배경으로 한 한국 근현대 소설을 사진 장르로 재해석하여 표현한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번 기획전시는 인천을 다룬 15편의 한국 근현대 소설에서 시작합니다. 근현대 소설은 발표된 시대에 따라 다양하고 역동적인 인천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사진작가 윤정미는 이러한 근현대 소설 속 인천을 끌어안고, 이것이 다시 사진으로 재해석되는 장르적 융합이자 예술적 사건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전시실 속 사진은 사진으로 읽는 소설이면서 사진으로 재현된 인천의 어제와 오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을 사진으로, 그것도 소설 속 인천이라는 특정 주제를 사진으로 표현한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기획입니다. 전시를 통해 근현대 소설 속 인천과 이를 재현한 사진과의 대화에 함께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https://youtu.be/8CZ5JkOZWF4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 <사진으로 읽는 인천 근현대 소설> 메이킹필름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

사진으로 읽는 인천 근현대 소설

 

주최 · 주관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총괄               이종구

전시총괄       손동혁 · 함태영

기획              송지혁

진행              윤민주 · 김승근

 

참여작가      윤정미

논고             김명석 · 이은주

번역             유윤성 · 조강석

시공             아이드디자인

 

 

 

 

 

 

빈상설 02

C ㅡ Print          2023

80 × 120㎝

 

 

 

 

 

 

 

 

 

모두 깜언

C ㅡ Print          2023

80 × 106.7㎝

 

 

 

 

 

 

 

 

 

송뢰금

C ㅡ Print          2023

80 × 106.7㎝

 

 

 

 

 

 

 

 

 

인간문제

C ㅡ Print          2023

40 × 53.4㎝

 

 

 

 

 

 

 

 

 

· · 으로부터 1

Mixed media          2023

 

 

· · 으로부터 2

Mixed media          2023

 

 

· · 으로부터 3

Mixed media          2023

 

 

· · 으로부터 4

Mixed media          2023

 

 

· · 으로부터 5

Mixed media          2023

 

 

· · 으로부터 6

Mixed media          2023

 

 

· · 으로부터 7

Mixed media          2023

 

 

· · 으로부터 8

Mixed media          2023

 

 

· · 으로부터 9

Mixed media          2023

 

 

 

(장) "이애, 그것 이상하다. 너의 집 병풍을 네가 도로 치고 있구나. 나는 어찌 등한한지 거기 먹 묻은 것도 못 보고 얼핏 보기에 얼마 치지도 아니한 것인데, 백공단 바탕에 단주수 공전만해도 금천금 갈 터이어늘. 단돈 이백 냥에 팔려하는 것이 하도 싸기에 나는 늙은 사람이 그런 빛나는 것이 뜻에 없지마는, 아무 때든지 며느리나 얻거든 주자고 사 두었더니, 네가 하도 마음 붙일 // 곳이 없어 하기에 이런 것 저런 것 울긋불긋한 것이나 보고 설움을 잊으라고 이 방에다 쳐 준 일이라서 네 설움을 더 보태어 주었구나. 오냐 울지 마라. 그 병풍이 너와 인연이 미진하여 내가 사서 두자 네가 와 있자 하였구나. 네가 그 병풍 주인이니 도로 차지하여 너의 부모 봐온듯이 마음을 위로하여라."

 

이해조, 『모란병』

 

 

 

순영이 환희사에 이르기는 얼마 뒤의 일이었다. 거기만 하여도 북쪽이라 그런지 제법 가을 기운이 완연하여서 일기도 서늘하고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모양이었다. 순영이가 환희사 동구에 다다르니 어디서 나는 물인지 티끌 한 점 없이 흘러 내리는 맑은 시내라든지. 아무 걸림없이 스스로 가고 스스로 오는 뜬구름이라든지. 그러한 것들은 티끌 세상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서, 도무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한다든지 어느 것을 기뻐하고 어느 것을 슬퍼하며, 어느 것을 미워하고 어느 것을 사랑하는, 사람의 세상에서 시시각각으로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당할 수 있는 그러한 인정 물태는 언제부터 씻어냈는지 생각조차 할 수가 없었다. 수풀 사이에서 마음대로 지저귀고 오락가락하는 이름모를 새들이나 물결을 쫓아서 거슬러 오르기도 하고 다시 내리기도 하는 보지 못하던 고기들은 모두가 즐겁고 평화로운...

 

한용운, 『박명』

 

 

 

이 시커먼 뭉치! 이 뭉치는 점점 확대되어 가지고 그의 앞을 캄캄하게 하였다. 아니, 인간이 길어가는 앞길에 가로질리는 이 뭉치, 이 뭉치야말로 인간문제가 아니고 무엇일까?

이 인간문제! 무엇보다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인간은 이 문제를 위하여 몇 천만 년을 두고 싸워왔다. 그러나 아직 이 문제는 풀리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앞으로 이 당면한 큰 문제를 풀어나갈 인간이 누굴까?

 

강경애, 『인간문제』

 

 

 

봉구는 폭포 밑으로 뛰어갔다. 뽀얀 안개에 싸인 검푸른 물에는 분명히 순영이가 소경 딸을 입은 대로 얼굴을 하늘로 향하고 둥둥 떠서 폭포가 내리찧을 때마다 끔벅끔벅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도 하고 둥그런 수면으로 이리로 저리로 빙빙 돌기도 한다.

"순영이 ! 순영이 !"

하고 봉구는 발을 구르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순영은 여전히 끔벅끔벅하면서 붙일 곳 없는 혼 모양으로 이리로 저리로 빙빙 돌았다.

 

이광수, 『재생』

 

 

 

"흥, 이년 ! 어디를 나가 ! 이년, 네 년을 내가 이만원에 사왔어. 내집에서 말려죽일 걸 ! 그렇게 말대로 기어나갈 듯 싶으냐 ! 네 년의 행세를 보면 당장에 때려 내쫓을 게지만 돈이 먹었어 ! 돈이 먹었으니까 못 때려 내쫓는 게야."

하고 또한 귀가 먹먹하도록 뺨을 때렸다.

 

이광수, 『재생』

 

 

 

"언니 조금만 있어요, 언니."

이윽고 사람의 어깨가 하나 보인다. 밭에 심어둔 무를 뽑아내듯이 그들은 그 사람의 몸 가까이 흙을 후비면서 몸뚱이를 끄집어내었다. 힘없이 감은 눈 가장자리에는 누런 흙이 묻어 있고 입과 코언저리는 푸릇푸릇하다. 누구인지 물을 떠 넣는다. 또 한 사람의 머리가 나온다. 소년은 소리를 지르며 그 머리를 얼싸안는다.

 

김말봉, 『밀림』

 

 

 

"달걀 또 낳았니?"

"네."

선비는 이 따뜻한 달걀을 누구에게 든지 보이고 싶어 쑥 내밀었다.

"찐 달걀은 여간 좋아하지 않어."

할멈은 유서방이 들고 들어온 닭을 뜨거운 물에 쓸어 넣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할머니. 이것까지 하면 지금 마흔 알이야요."

"그래 좋겠다 ! 그까짓 것 그리 알뜰하게 모아서 소용이 무언가."

할멈은 가만히 말하였다. 선비도 이 말에는 어쩐지 가슴이 찌르르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순간이고 또 다시 달걀을 들여다 보니 볼수록 귀여웠다.

 

강경애, 『인간문제』

 

 

 

"오냐. 네가 난옥이냐? 어디 좀 보자. 네가 죽어 혼이 왔니? 내가 자다 꿈을 꾸니?"

 

이해조, 『빈상설』

 

 

 

"그래서 나를 의심하세요, 나를 그처럼 못 믿으세요?"

순영의 두 눈에서는 새로 고인 눈물이 굵은 방울을 지어서, 울어서 불그레해진 순영의 두 뺨으로 흘러 내렸다.

그러더니 봉구가 잠깐 눈을 감고 무슨 생각을 하는 동안에 딱하는 소리가 나며 순영은 죄수 무명지를 이빨로 물어서 살 한 점을 떼어내고 거기서 흐르는 피로 삼팔수건에 '영원불변' 넉 자를 써놓았다. 봉구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미처 만류할 생각도 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글자를 다 써 놓은 뒤에야 허겁지겁으로 순영의 손가락을 싸매었다.

"내가 잘못했소, 용서해요." 하고 봉구는 순영을 껴안았다. 순영은 만족한 듯이 봉구의 가슴에 고개를 기대고 조는 사람 모양으로 가만히 있었다. 봉구는 한 번 더,

"잘못했소. 용서해요." 하고 뺨을 비볐다.

 

이광수, 『재생』

 

 

 

 

 

 

재생

C ㅡ Print          2023

80 ×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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