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붙 신입' 의 AI 스멜]

'복붙 신입' 의 AI 스멜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복사해서 붙여넣어’ 제출하면 유능해진 기분이다. 그럴싸한 데다 빠릿빠릿하다. 얼핏 속기 딱 좋다. 굼뜨지만 꾸준히 일해온 고참 입장에선 간만에 유능한 인재가 들어왔나 흥분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고객에게 납품될 일러스트 우하단에 AI 로고가 그대로 남아 있다거나, AI의 환각이 만든 거짓말이 서류에 끼어들어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 외부 AI 챗봇에 태연히 대외비 자료를 업로드하기도 한다.
유행처럼 신입도 매니저 (관리자)라고 부르는 기업이 근래 늘었다. 신입도 하청이나 협력업체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정말 이제는 누구라도 AI 조수를 부리는 시대. 우리 모두 조수와 그 결과물을 관리해야 하는 매니저다.
인공지능의 결과물에는 ‘AI 스멜’ 이라 불리는 특유의 ‘냄새’ 가 있다. 선배든 고객이든 경험 있고 민감한 이들은 이를 귀신같이 맡아내 불편해한다. 이러한 청결 관리도 책임의 일부다.
회사 업무에선 AI를 결과보다 과정을 위한 도구라 생각하면 좋다. 답을 내거나 최종 결과물을 뽑는 자판기가 아닌, 일에 쓸 밑재료를 빠르게 정리하는 기구로 삼는 편이 안전하다.
문제 해결이나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추려, 가설 설정을 돕게 한 뒤, 여기에 나만의 부가가치를 더하면 인간이 개입한 보람이 생긴다. 그렇게 내가 끼어들어 관리한 의미, 즉 ‘휴먼 터치’를 시장과 조직에 보일 수 있다면 AI 시대가 된들 두렵지 않다.

김국현 과학기술평론가
[출처 : 조선일보 2026년 5월 5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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