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좋은 글 ...

[때밀이 하나님]

드무2 2023. 10. 1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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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밀이 하나님]

 

 

 

 

 

 

때밀이 하나님

 

현순애

 

 

주일 아침 목욕탕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활보하는 사람들

순한 양 머리 하고 지은 죄 불린다

 

삼삼오오 건식 습식 오가며 묵상하다

찬물 바가지 세례받고

탕 속에 들어앉은 저 하얀 발목들

 

시계추 같은 믿음 생활 회개하며

온몸 담가 보지만

금세 턱턱 막히는 숨통

 

세신 탁자에 죄 펼쳐 놓으면

은밀한 곳의 묵은 죄까지 닦아

세상 시원하게 긁어주시는

손길 지나간 자리마다 새겨지는

하나님, 하나님 음성

 

탕자야

너는 내 아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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