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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밀이 하나님]
때밀이 하나님
현순애
주일 아침 목욕탕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활보하는 사람들
순한 양 머리 하고 지은 죄 불린다
삼삼오오 건식 습식 오가며 묵상하다
찬물 바가지 세례받고
탕 속에 들어앉은 저 하얀 발목들
시계추 같은 믿음 생활 회개하며
온몸 담가 보지만
금세 턱턱 막히는 숨통
세신 탁자에 죄 펼쳐 놓으면
은밀한 곳의 묵은 죄까지 닦아
세상 시원하게 긁어주시는
손길 지나간 자리마다 새겨지는
하나님, 하나님 음성
탕자야
너는 내 아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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