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좋은 글 ...

[사행성 내만갯골]

드무2 2024. 1. 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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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 내만갯골]

 

 

 

 

 

 

사행성 내만갯골*

 

이연옥

 

 

너는 굽이치는 뱀이다

 

갯벌 안쪽을 구불구불 질러가는 뱀이다

칠면초, 퉁퉁마디, 모세달을 키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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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갯고랑 물이 허리를 굽혔다 펴며 몸을 푼다

밀물과 썰물이 교대하며 교미 중이다

잠잠하던 짱둥어가 놀라 튀어 오른다

 

새로 태어나려는 갯벌의 힘이다

 

저어새가 날개를 접으며 다리를 곧게 세우는

지점. 카메라가 몰려드는 시점

갯골과 갯벌의 어떤 체위에 초점을 맞춰야

새롭게 부화할까

 

뱀의 곡선을 따라

남자와 여자가 셔터를 누르며 스탭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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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꿈틀, 꿈틀거리며 들어왔다

스르르 빠져나간다

 

 

* 시흥갯골생태공원의 갯골 형태는 내만갯벌 안에 뱀이 움직이는 형태다.

 

 

이연옥

 

· 한국방송통신대 국문학과 졸

· 1997, 『문학공간』 시부분 등단

· 2010년 『예술가』에 작품발표 시작

· 제1회 시흥문학상 금상 수상

· 사)한국문인협회 시흥지부장 역임

· 저서, 시집으로 『나비의 시간』 『연밭에 이는 바람』 『산풀향내리면 이슬이 되고』

· 수필집으로 『시위를 당기기 시작했다』가 있다.

· 제11 ·12회 시흥예총아카데미 시창작 강사

· '좋은세상지역아동센터' 글쓰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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