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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국밥]
순대국밥
장충길
영등포시장 호박집 순대국
순대국밥 한 그릇 시켜 놓고
먹을 때마다
밀려드는 행복감 (幸福感)을
도무지 막을 수가 없다
너무 자주 거짓으로 살다가
순대국밥 그 구수한 맛에
나도 모르게 취해
나사가 풀리는지
돈이 없어도 부요 (富饒)하고
지식 (知識)이 없어도 부끄럽지 않고
귀천 (貴賤)이 없고
가식 (假飾)도 없고
도농 (都農)도 남녀노소 (男女老少)도 없이
평등 (平等)하고
겸손 (謙遜)하고
자유 (自由)하고
진솔해지는 걸
어쩌지 못한다
그 곳에 가끔
잘난 체하는 놈이 있어도
순대국에 소주 한 잔을 걸쳐
그저 기분이 좋아
호기 (豪氣)를 한 번 부려보는 것일 뿐
오히려 다대기양념장일 뿐
다 용서 (容恕)가 되는 것들이다
영등포시장 호박집 순대국 집에서
나는 왕후장상 (王侯將相)이나
배우 (俳優)가 아니라서
너무 행복 (幸福)하다
순대국밥 덕분이다
영등포시장 호박집 순대국이 최고 (最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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