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식물 이야기

[먼나무]

드무2 2024. 2. 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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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무]

 

 

 

 먼나무는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빨간색 열매가 달려 보기에 아름다워요. / 국립생물자원관

 

 

 

가을에서 봄까지 빨간 열매 주렁주렁··· 아열대성 나무라 제주에서 주로 자라요

 

 

 

가을이면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맺어 눈길을 끄는 아름다운 나무가 우리 주변에 많아요. 제주도나 전남 여수 · 순천 등지 도심에서 가로수로 흔히 심어 즐기는 호랑가시나무 형제 '먼나무' 도 그 한 예랍니다. 이름이 특이해 "이게 먼 (뭔) 나무지?" 라고 묻고 답하는 농담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죠?

먼나무가 속한 감탕나뭇과 (科) 나무는 대부분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열매가 달려요. 보고 즐기기에 좋아 예부터 널리 이용해 왔죠. 먼나무는 사시사철 잎이 푸른 활엽수로 높이 20m, 지름 1m까지 자라는 큰 나무입니다. 어린 가지는 어두운 갈색으로 털이 없어요. 껍질은 회백색이거나 짙은 회색으로 비교적 매끈해요.

잎은 보통 타원형 아니면 긴 타원형으로 길이는 4 ~ 10㎝인데, 두꺼운 가죽질로 잎 양면에 털이 없답니다. 잎자루는 2.5 ~ 5㎝로 붉은색이에요. 잎 끝부분은 짧게 뾰쪽하고 밑부분은 쐐기 모양이죠. 어린나무는 간혹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기도 하지만, 잎 대부분은 가장자리가 톱니 없이 밋밋해요.

먼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각각 다른 그루에 있어요. 꽃은 새로운 가지에서 잎이 붙은 부분 위쪽에 핍니다. 5 ~ 6월이 되면 꽃이 2 ~ 7송이씩 달린 취산꽃차례 (꽃 밑에서 또 각각 한 쌍의 작은 꽃자루가 나와 그 끝에 꽃이 한 송이씩 달리는 모양)를 이루며 핍니다. 꽃잎은 꽃받침잎보다 길고 뒤로 완전히 젖혀지는데, 수술이 4 ~ 6개 있습니다. 열매는 길이 5 ~ 7㎜ 정도의 핵과 (복숭아 · 살구처럼 단단한 핵으로 싸여 있는 씨가 들어 있는 열매)가 9 ~ 12월에 붉게 익지요.

먼나무는 해발 400 ~ 1700m에 있는 상록활엽수림이나 숲 가장자리 같은 양지 바른 곳, 산비탈에 자생하는 아열대성 나무입니다. 감탕나뭇과 나무 중에서 아주 크게 자라는 나무 중 하나인 먼나무는 주로 일본, 중국 중 · 남부, 대만, 라오스, 베트남 또는 난세이 제도 등지 온대 · 아열대 · 열대 지역에 자생해요. 우리나라는 제주도와 보길도에서 자랍니다. 특히 제주 서귀포 하영올레 3코스에서 만나는 서흥동의 먼나무는 나무 높이 9.5m, 둘레 2.5m 정도 되는 큰 나무로 잘 보호하고 있답니다. 충남 보령 앞바다 외연도 상록활엽수림에서도 자라요.

먼나무 잎은 낙엽이 되거나 수분이 빠지면 검게 변해 제주도 방언으로 '먹낭' 으로 불렀고, 이게 '먼나무' 가 됐다는 설이 있습니다. 붉은 열매가 꼭 작은 사과를 닮아 능금을 부르던 고유어 '멋' 이 붙었다는 설도 있죠.

먼나무 잎은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고, 약간 독성이 있어서 먹으면 설사하거나 심하면 기절할 수 있어요. 중국에서는 예부터 먼나무 껍질을 한방차로 이용해 왔답니다. 가을에서 봄까지 거의 1년 중 반 이상 동안 콩알만 한 진한 빨간색 열매를 감상할 수 있어 아름답고, 대기오염에도 강하답니다. 이번 겨울 예쁜 먼나무 열매를 한번 감상해 보세요.

 

 

김용식 전 천리포수목원 원장 / 영남대 조경학과 명예교수

 

[출처 :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3년 11월 20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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