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Billiards/'똘이장군' 김정규의 이미지 당구

[강한 이미지는 오래 기억된다.]

드무2 2024. 4. 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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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이미지는 오래 기억된다.]

 

 

 

 

 

 

198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준결승전의 패배가 결과로 주어졌지만, 기실 최대 고비였던 경우는 예선 1차전의 상대 베트남의 '리더 빈' 선수였습니다. 그와의 경기는 필자에게 코칭 (COACHING)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게 해주었고, 그동안에도 오랜 시간 기억이 되었지만 지금 이후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경기 중 하나입니다.

 

'리더 빈' 선수는 베트남 랭킹 1위로 그의 실력을 무시하거나 등한시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베트남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경계감이 적었고 일생의 가장 큰 경기에서 가장 큰 오점으로 남을뻔 한 경험이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행운이 뒤따랐던 경기입니다.

 

당시 베트남의 실력에 대한 정보는 우리보다 약하다는 정도였지만 경기를 해본 '리더 빈' 선수는 강한 선수였으며 그의 경기운영 (포지션 플레이와 디펜스의 운영)은 너무 매끄러워 단순하게 긴장감만 느끼면서 꿈을 꾸듯 경기는 진행되었습니다. 기억은 32 ~ 33이닝에 36 : 45로 패색이 짙어있는 순간 코치 (감독 이흥식)의 타임아웃으로 잠시 경기를 멈추고 자리를 벗어나 냉정해질 수 잇었으며, 그로 인해 잠시나마 이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중압감' '압박감' 등이 심하여 마지막 남은 의지마저 꺾여 버릴 수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냉정을 찾고 집중해 나갈 수 있었던 타임아웃이 되었네요.

 

 

마지막 1점은 어찌하여 함정만 보이고 어렵게만 느껴지게 될까요?

 

마지막 남은 배열입니다.

수구 흰공의 위치는 X79 Y05에 위치하여 잇으며,

1적구로 선택한 황색공은 X64 Y12에 위치하여 있고,

2적구인 적색공은 X74 Y11의 위치에 배열이 되었네요.

 

* 긴장감이 강하면 빠지는 각도만 생각나게 한다.

 

 

경기가 끝나고 냉정을 찾은 후 복기 과정에서 마지막 배열은 기억하는데 그전에 해결해낸 13점은 어떻게 득점하였는지 도통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13점을 럭키성이 없이 의도한대로 깔끔하게 이어나갔습니다. 남은 1점의 배열은 지금도 기억에 뚜렷하게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은 긴장감이 극도로 올랐고, 모든 것이 한순간에 결정되는 중요한 점수라는 점, 1점을 득하지 못할 경우 압박감과 절망감에 남은 짧은 경기는 심리적으로 극심한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무너지게 될 것이고, 재역전의 빌미를 제공하는 단초가 되어 실패가 곧 패배로 연결될 확률이 지극히 높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그 순간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러 있었을 것입니다.

 

가물가물하지만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보려고 재배치하여 여러 차례 반복하여 타구하여 보면서 그 당시의 숨 가쁘던 기억을 다시 한 번 느껴보려 하였으나 쉽지 않았습니다. 마무리 1점이기에 먼저 선택으로 바깥돌리기를 1적구의 반발을 이용하여 꺾어 치려던 생각 (평정심을 유지할 때 시도할 수도 있음)은 2적구인 적색공과 쿠션사이로 빠져나가겠다는 느낌과 혹여 빠졌을 경우 디펜스가 이루어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불현 듯 들면서 선택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평소의 기분이라면 남은 1점이기에 바깥 돌리기를 시원하게 기분 좋은 시도를 해볼 수도 있었겠지만, 꼭 성공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기술력이 필요하였고, 승패를 가르는 고도의 긴장감이 흐르는 중요한 상황에서 감히 시도하기가 갑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감각도 분위기가 키운다.

 

 

마지막 선택은 되돌아오기 더블레일의 공략으로 결정하였으나 밀어치는 타구감으로 공략한다면 1적구의 두꺼운 두께감 (약 2 / 5 ~ 1 / 2 정도)이 좋았으며 수구의 힘 조절이 용이하여 득점에 실패하였을 경우 디펜스에 실패하였을 경우 디펜스에 유리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1적구의 두께감 (약 1 / 4 ~ 1 / 3 정도)으로 수구의 속도를 조금 빠르게 한다면 성공확률은 높을 수 잇으나, 타구감에 정확성이 필요하다는 생각, 1적구와 수구의 키스가 발생하겠다는 불안감도 생각했던 느낌이 선택의 어려움이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납니다.

 

이글을 쓰기 위해 다시 재연해보면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지금과 당시의 느낌은 사뭇 다르지만 당시의 긴장감을 최대한 느끼면서 타구해보려고 하였습니다. 두꺼운 두께 (약 2 / 5 ~ 1 / 2 정도)를 이용하여 밀어치는 타구감의 표현은 가벼운 수구의 전진력과 회전에 의한 각도 만들기는 안정감 있는 공의 구름과 득점에 성공하였고, 물론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였어도 디펜스의 유리함도 느껴집니다. 하지만 당시의 선택은 1적구의 엷은 두께감 (약 1 / 4 ~ 1 / 3 정도)이었고, 불안감을 느껴서인지 빠른 수구의 움직임을 오히려 더 안정감 있게 생각하였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감각도 분위기가 키운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13점을 득점하고 난 후의 흐름이 빠른 수구의 움직임에 대한 감각적인 느낌을 긍정적으로 키워주지 않았나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그 당시의 입장으로 돌아가 다시 선택하게 된다면, 가능한 두꺼운 두께로 안정감 있는 수구의 구름을 의도하는 공략으로 시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좋지 않은 생각은 결과도 결코 좋을 수 없다." 라는 말과 같이 어떠한 형태를 대할 때 공이 빠지는 현상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 결국 빠질 확률은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잘 하면 당구도 잘 칠 수 잇다는 뜻인가요?

 

좋은 경기를 하려면 즐거운 연습이 루틴이 되어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좋은 습관,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연습이 좋은 생각을 통해 좋은 경기를 만들어 줄 것이며, 아름다운 샷을 통해 즐거움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김정규당구스쿨 원장

 

 

[출처 : Cue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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