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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탐사 기술 발전, 잇단 인양]

드무2 2024. 8. 2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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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탐사 기술 발전, 잇단 인양]

 

 

 

그래픽 = 김하경

 

 

 

바다 밑 4㎞까지 훑는다··· '난파선 발견' 전성시대

 

 

 

바다 · 호수에 25만척 침몰 추정

4분의 1은 '실종 선박' 에 해당

 

수중카메라 · 초음파탐지기 동원

전설로 남았던 난파선들까지

속속 모습 드러낼 것으로 기대

 

예전보다 싼 비용으로 탐사 가능

민간 기업들도 난파선 발견 도전

 

 

 

‘전설의 성배 (聖杯)’ 로 불려온 침몰선 ‘산호세’ 의 인양 작업이 이달 중 캐리비안해에서 시작된다. 산호세는 스페인 국왕의 소유였던 대형 범선으로 남미에서 귀금속을 싣고 스페인으로 돌아가던 1708년, 영국 함대와의 전투에 휘말려 침몰했다. 약 300년 후인 2015년에 발견됐고, 드디어 올해 인양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콜롬비아 정부는 산호세의 발견 장소와 가까운 카르나헤나 해안 인근에 탐사선을 정박하고, 탐사 장비를 준비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콜롬비아 정부는 “기술 발전 덕분에 난파선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유물을 꺼내올 수 있을 것” 이라고 했다.

수중 탐사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 곳곳에서 난파선이 발견되고 있다. 민간 단체인 ‘세계 해양 난파선 데이터베이스’ 에 따르면, 지구의 바다와 호수에는 약 25만 척의 배가 가라앉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에서 약 4분의 1은 침몰 위치가 불분명한 ‘실종 선박’ 에 해당한다. 수중카메라와 초음파탐지기 등 해저 탐사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산호세처럼 전설로 남았던 난파선도 속속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 자율 수중 차량 스캔으로 난파선 탐사

가장 최근에 다국적 연구팀이 발견한 난파선은 영국의 전설적인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이 탔던 목조선 ‘인듀어런스’ 다. 인듀어런스는 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태닉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침몰선으로 알려진 배다. 남극대륙 횡단을 위해 1914년 출항한 인듀어런스는 이듬해 대서양 남부와 남극대륙 사이에서 해빙에 부딪혀 침몰했다. 배에서 탈출한 섀클턴과 탐험대원들은 조난 634일 만에 모두 구조됐지만, 가라앉은 인듀어런스는 100년 이상 찾아내지 못했다.

2022년 해양 고고학자 등 과학자들로 구성된 탐사팀 ‘인듀어런스 22′ 가 꾸려졌고, 쇄빙선과 무인 잠수정을 동원해 남극해 수심 3000m 지점에서 인듀어런스를 발견했다. 고화질 카메라와 측면 스캔 이미징 기능을 갖춘 하이브리드 자율 수중 차량 (AUV) ‘세이버투스’ 의 역할이 컸다. 연구진은 쇄빙선을 이용해 난파 추정 지점 가까이 접근한 다음 세이버투스를 투입했다. 스웨덴에서 제작된 세이버투스는 최대 4000m 깊이까지 탐색이 가능하고 해저의 모습을 스캔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면에 있는 탐색선으로 전송할 수 있다. 세이버투스의 레이저 스캔을 바탕으로 연구진은 인듀어런스호의 잔해를 3D (차원) 모델로 복원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난파선의 장비, 부속품, 내용물 등 데이터를 확보했다. 지상에서 고고학 조사를 할 때와 비슷한 수준의 정확도로 침몰선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매사추세츠 해양연구소에 따르면, 난파선 탐사에 활용되는 AUV 는 극지방 빙상 아래 40㎞까지 이동할 수 있다. 이전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넓은 면적을 탐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픽 = 김하경

 

 

 

◇ "해저 전체 지도 제작에 도전"

해저 탐사 가성비는 민간 기업들이 난파선 발견에 도전하는 유인이 되고 있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와 그의 아들 마크가 설립한 해양 탐사 회사 ‘오션 X (Ocean X)’ 는 본격적으로 난파선 탐사에 뛰어들었다. 오션 X는 총 3명을 태우고 해저 1000m까지 내려갈 수 있는 소형 잠수함 ‘넵튠’ 과 해저 무인 탐사 로봇 ‘아르구스 로버’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동식 해양 스튜디오로 해저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송신할 수 있는 ‘나디르’ 도 개발했다. 오션 X는 이런 장비를 제작하고 판매할 뿐 아니라 해저 탐사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교육적 목적에서 분석하는 연구 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민간 기업이 해저 탐사에 동참하면서 과학자들의 오랜 꿈이었던 ‘지구 해저 전도 (全圖) 제작’ 도 눈앞에 다가왔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해양대기청 (NOAA)은 해저 지도 제작을 비롯해 바닷속 탐사, 연구를 위해 관련 기관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구글의 전 CEO (최고경영자)인 에릭 슈밋 부부가 설립한 비영리 연구 단체 ‘슈밋 해양 연구소’, 1985년 타이태닉을 발견한 탐험대를 이끌었던 로버트 밸러드가 설립한 ‘해양 탐사 트러스트’ 등이 NOAA와 손을 잡았다.

 

 

김효인 기자

 

[출처 : 조선일보 2024년 4월 4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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