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마음이 가는 대로]
에두아르 마네 | 1867 | 캔버스에 유채 | 100.5 × 81.4㎝ | 칼루스트 굴베키안 미술관
에두아르 마네 Édouard Manet
비눗방울 부는 소년 Boy Blowing Bubbles
소년의 눈 속에는 '비눗방울을 크게 불어야지' '터지면 어떡할까? 처럼 비눗방울로 뭘 하겠다는 생각은 보이지 않습니다. 볼도 빵빵하게 부풀리지 않고 입술에도 힘이 별로 들어가지 않은 듯하지요. 그냥 편안하게 '후ㅡ' 하고 부는 것 같습니다.
사실 어른에게도 비눗방울 불기는 별다른 의미 없이 재밌는 일입니다. 비눗방울을 불 때 '어차피 터지는 비눗방울로 뭘 하려고?' '터지지 않게 무조건 크게 불어야 돼' '비눗방울로 돈을 벌어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겠어요?
커지면 커지는 대로, 터지면 터지는 대로 비눗방울이 자아내는 모든 우연의 효과를 재밌어할 뿐이죠.
내가 하는 일에 의미가 없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에게 저는 오히려 굳이 뭘 하려고 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상담을 받으러 온 분들에게도 애써 잘 그리려들거나 어떤 형태를 잘 만들려 하지 말고 그냥 손과 마음이 가는 대로 표현하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계속 같은 형태가 반복되다가 색깔이 바뀌기도 하고, 또 형태가 바뀌다가 새로운 그림이 탄생하기도 하지요. 처음에 아무 기대도 없던 작품이 멋지게 완성될 때 기쁨이 더 커지고 의욕이 생기기도 합니다.
결과가 좋아야 한다는 생각,
너무 잘하려는 강박관념이
우리를 힘들게 할 때도 있습니다.
[출처 : 그림의 힘 / 김선현/ 2022 (프레더릭 에디션) / (주) 세계사컨텐츠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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