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
존 밀레이 | 1854 ~ 56 | 캔버스에 유채 | 82 × 60.8㎝ | 버밍엄 박물관 및 미술관
존 밀레이 John Everett Milais
눈먼 소녀 The Blind Girl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가 처한 현실에서 균형 잡힌 삶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퇴근해 돌아오면 지쳐 쓰러져 잠들고 아침이면 기계적으로 일어나 또다시 동분서주하며 시간 사는 줄도 모르고 사는 게 보통 직장인의 모습이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단 말이 있듯,
일에 너무 매몰되면 '눈먼' 상태가 되어
주변을 살피지 못하기 십상입니다.
비가 그치고 쌍무지개가 뜬 주변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그림 속 눈먼 소녀처럼요. 이런 상태에서는 심신이 망가져간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가 됩니다.
실제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는 몸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 cortisol' 이란 호르몬 수치가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데, 이는 혈액 속 지방과 당 수치를 높여 피로와 무기력증은 물론 비만, 고혈압, 당뇨까지 불러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눈먼 자를 위한 이 그림의 힘이라고 하면 세 가지가 있겠습니다. 먼저 한 사지에 매몰된 시선을 잠시 그림으로 돌려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힘, 노랗고 붉은 난색 계열을 통해 신체 에너지를 선사하는 힘, 그리고 작은 조력자의 존재를 통해 정서적 위안을 주는 힘이 있습니다.
눈먼 소녀의 곁에는 어려 보이긴 하지만 제법 든든한 조력자가 보입니다. 이 어린아이가 혼자 무지개를 보며 감탄하는 데 그칠 것 같지는 않지요? 보이지 않는 소녀를 위해 금방이라도 상황을 설명하는 목소리가 들려올 듯합니다.
"비 그친 하늘에 무지개 두 개가 피었어" "빛이 비추고, 물기 맺힌 황금빛 밀밭에는 새들이 앉았어" 하고 말입니다.
일에 치여 내가 많은 것을 놓치고 있을 때,
그래도 곁을 지키며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떠올려보세요.
나보다 더 힘없고 연약한 존재일지라도 그런 사람의 존재가 우리에겐 생각지도 못한 큰 힘이 되어줍니다.
[출처 : 그림의 힘 / 김선현/ 2022 (프레더릭 에디션) / (주) 세계사컨텐츠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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