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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달팽이
현순애
교과서 밥 말아 먹어
길 어둑한 여자
웅크렸던 어둠
둥글게 말아 지고
촉수 내밀어 온몸 밀어
홍등가 불빛 더듬는다
눅진한 골목 찾아드는
허기진 군상들
술을 마실까, 여자를 마실까
끈적대는 밤
웃음 팔고 사는 홍등 불빛 아래
고단했던 하루 뜨겁게 배설해 놓고
가벼워진 지갑들 휘적휘적 갈지자 그리면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등짐 진 채
이우는 달그림자 베고
새벽 누인다.
시인 현순애 [출처 : 뉴스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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