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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
명태
현순애
난전에 펼친 어전
허공에 둔 눈
소금기 절은 손등으로 훔친 이마에
바다 슬쩍 걸터앉는다
앞치마로 비린내 두른 여자가
도마 앞에서 종일 칼춤 춘다
여자의 노곤한 청춘 껍질째 벗겨져
낱장낱장 살 비늘오 저녀지는 하얀 속살
머리 떼고 꼬리 떼고 몸통 두서넛 토막
종일 품삯은
병든 노모의 약이었다
까치발로도 닿을 수 없는 세상
자식 딛고 서는 무동이었다
식구의 허름한 식사였다.
시인 현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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