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식물 이야기

[아사이야자]

드무2 2023. 3. 2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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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이야자]

 

 

 

아사이야자는 20m 이상 자랄 수 있는 여러 개의 줄기 끝에 사람 키보다 큰 잎이 10여 개 돌려난답니다. / 위키피디아

 

 

 

열매 아사이베리는 아마존 원주민 식재료의 40% 이상 차지한대요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아사이베리를 기억하시나요? 아사이베리는 손가락 반 마디만 한 검푸른색 구형 열매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블루베리 · 딸기 · 산딸기 등 쌍떡잎식물과는 아예 다릅니다. 오히려 벼, 백합, 대나무처럼 외떡잎식물인 야자나무과에 속하는 '아사이야자'의 열매이지요. 외떡잎식물은 씨앗에서 처음 나는 떡잎이 한 장인 식물로, 두 장 나는 쌍떡잎식물과는 구분되죠.

아사이야자는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 동부에서 주로 자라는 야자나무 종류예요. 20m 이상 자랄 수 있는 줄기 여러 개가 모여있고, 각 줄기 끝에 사람 키보다 큰 잎이 10여 개 돌려납니다.

아사이야자 열매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졌지만, 아마존강 범람원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오랫동안 주요 먹을거리로 사용돼 온 식량 자원입니다. 실제로, 아사이야자 열매는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에 사는 카보클로 주민이 이용하는 식재료 중 무게로만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죠. 이제는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이 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소득에 중요한 작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사이야자는 브라질 아마존강 하류 범람원에 자생합니다. 토양의 산성도가 높고, 주기적으로 범람하는 환경에서 잘 자라지요. 이 때문에 원산지 외부에서는 대규모로 기르기 어려워 많이 재배되지 않습니다. 최근 아사이베리 수요가 증가하자, 사람들은 아마존강의 저지대 열대림을 개간해 아사이야자를 집약적으로 심기 시작했어요. 이는 아마존강의 생태적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고, 생물 다양성 면에서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어요.

아사이베리 열매가 될 아사이야자의 꽃은 꽃가루 수분 (受粉 · 식물에 묻어 생식되는 과정)을  곤충에 의존합니다. 약 200종 이상의 곤충이 아사이야자꽃을 방문한다고 해요. 방문하는 곤충이 다양할수록 과실을 맺는 결실률 (結實率)도 증가하겠죠.

그런데 아사이야자가 있는 곳 주변에 다른 나무로 구성된 숲이 있으면 아사이야자꽃을 찾아오는 곤충의 다양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주변에 사는 식물이 다양할수록 여러 식물에 의존하는 다양한 곤충들이 아사이야자의 꽃을 기웃거린다는 얘기죠. 이런 내용의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들은 이 같은 생태계 특성과 생물 다양성을 고려해 아사이야자 재배 기술을 개발해야 된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통해 아사이베리를 안정적 · 지속적으로 생산하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김한규 위스콘신대 박사후 연구원

 

[조선일보 신문은 선생님 2023년 2월 20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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