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일지] 02
3 구곡유람 九曲遊覽
구곡은 강이 굽이쳐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계곡입니다. 율곡 이이는 1577년에 황해도 해주 석담천 石潭川에 고산구곡을 정하고 은병정사 隱屛精舍에 머물며 '고산구곡가 高山九曲歌' 를 지었습니다. 충북 괴산에 화양구곡을 설정한 뒤 화양서원을 세운 우암 송시열 역시 후학을 가르치며 기호학파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구곡은 자연에서 은둔하여 학문을 통해 수양하고자 하였던 선비들에게는 스승의 자취가 배어있는 학파적 공간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좋아하는 아름다운 물굽이에 이름을 붙이고 시를 남기며 100여 곳이 넘는 구곡을 보유한 한국은 독특한 산수문화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심취한 구곡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다르지 않습니다. 보이는 산과 물은 자연현상을 넘어 끝을 알 수 없는 철학의 세계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의 깨달음은 외부가 아닌 내면으로부터의 치유이며, 예나 지금이나 스스로 다함이 있는 '자연 自然' 의 역동성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됩니다.
구곡은 곧 선비입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유교를 말하고자 합니다.
머무르다
(영상시간 : 6' 05")
비가 내리는 고택의 아궁이
눈이 내리는 서원의 강당
물이 흐르는 구곡의 누정
아무런 생각없이
순간을 잠시 머무르다.
호연지기 浩然之氣
(영상시간 : 5' 28")
고산구곡도 高山九曲圖는 율곡 이이 栗谷 李珥, 1536ㅡ1584가 은퇴한 후 지낸 황해도 해주군 고산면 석담리의 풍경을 그린 그림으로, 율곡은 고산구곡가 高山九曲歌를 한글로 지었습니다. 율곡 이이의 학문적 공간이자 정신적 이상향이었던 '구곡' 을 시간과 계절의 변화상이 느껴지도록 디지털 화폭에 담아낸 수묵 미디어 아트를 통해, 선비의 '호연지기' 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전시총괄 정재근 최병구
전시책임 이상균 박현욱
전시기획 박정언 박상빈 오지영
공사 · 그래픽 유엔아이테크
전시영상 (주) 라임오렌지 둘시네아 반용훈 이지현 이종철
자료제공 돈암서원 명재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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