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드무2 2022. 3. 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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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를 재탐색합니다]

 

 

UN / LEARNING AUSTRALIA

 

 

서울시립미술관

SeMA, Seoul Museum of Art

2021.12.14.一2022.3.6.

 

 

 

 

 

 

서울시립미술관 입구에 서 있는...

최정화

Choi Jeong Hwa

 

장미빛 인생

La vie en rose

 

겅렬하면서도 정제된 최정화의 조형물은 예술과 비예술, 순수미술과 상업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감성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조각 재료를 탈피하는 플라스틱 합성재료에 빨간 원색의 공업용 페인트를 채색한 이 거대한 꽃송이는 대중적 키치미학으로 풀이된 현대 물질문명에 대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 키치

키치(Kitsch)는 미학 관련 독일어 단어로, ”나쁜 예술“이란 뜻이다. 하찮은 모조품, 저급한 것, 나쁜 취미 등으로 간주되며 이러한 속성을 가진 예술적 작품 또는 싸구려 문화상품 등의 부정적 의미로도 이해될 수 있다. "값싸게 만들다"라는 뜻을 가진 독일어 동사 verkitschen이 어원이다.

19세기 중후반 뮌헨의 그림 상인들은 짧은 시간 안에 간단하게 제작된 싸구려 미술품을 내걸고 관광객들에게 팔았는데, 여기에서 그 유래를 갖고 있다. 당시에는 "저렴하고 저급의 예술품"을 뜻했고, 부정적인 의미의 속어였다. 대량판매용으로 복제되거나, 혹은 기존의 작품들을 짜깁기해서 만든 조악한 모조품 및 기괴한 작품을 키치라고 불렀다.

<출처 : 나무위키>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올라간다.

 

 

 

미술관이 보인다.

 

 

 

전시회 안내 현수막

 

 

 

서울시립미술관 전경

 

 

 

서울시립미술관 입구

 

 

 

서울 구 대법원 청사가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서울 구 대법원 청사

서울 舊 大法院廳舍 | Former Supreme Court Building, Seoul

原大法院办公大楼 | 旧大法院庁舍

 

국가등록문화재 | National Registered Cultural Heritage

 

이 건물은 1928년에 지어진 경성재판소 건물이다. 그 자리는 조선 말 개화기 때 평리원平理院 : 한성재판소 이 세워졌던 곳이다. 이곳은 1995년, 대법원이 서초동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대법원 청사로 사용되었다.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근세 고딕풍으로 지은 것이다. 뾰족 아치가 아닌 반원형 아치를 사용함으로써 장중함을 더하고 있다. 이 건물은 철근 콘크리트조와 벽돌조 구조에 화강석과 갈색타일을 붙였다. 건물의 평면을 日자로 만들었는데, 중앙계단과 연결통로를 중심으로 정사각형의 중정中庭 두 개가 있어 좌우대칭을 이루었다. 법원 단지가 이전된 후 서울시가 이 건물을 인수하여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개조공사를 하였다. 공사 중 구조적으로 약화된 부분들이 드러나 정면의 벽판만 보존하고 나머지 부분을 철거하여 새 건물을 이어지었다. 이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 보존 방법 중의 하나인 정면보존 방법의 사례이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UN/LEARNING AUSTRALIA

 

사회적 거리두기와 국경 봉쇄가 불러온 생물·경제학적 제약은 우리 삶의 취약성을 드러냈습니다. 사람들이 고립된 가운데 돌이키기 힘든 변화가 일어나고 공동체와 돌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지금의 현실은, 우리가 디딘 불확실한 토대를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상호 의존과 배움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아트스페이스, 시드니가 공동 기획한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UN/LEARNING AUSTRALIA》는 2021년 서울시립미술관의 기관 의제인 ‘배움’을 기획의 주요한 태도이자 방법으로 삼은 전시입니다. 배운 것을 지워내거나 다시 배우는 탈학습과 재학습의 과정을 포함하는 ‘배움’은 완결되거나 고정된 지식 획득에 그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며, 우리의 인식을 확장하고 일깨우는 끊임없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또한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고무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탐구하기 위한 제안입니다.

 

이 전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한 축을 이루는 호주의 예술가와 콜렉티브, 토착민 예술 센터 등 35명/팀을 초대하여 여러 세대에 걸친 호주의 동시대 미술 실천을 폭넓게 조망합니다. 호주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재고하고, 고정된 시각을 탈피함으로써 호주의 미술과 사회를 구성하는 복잡다단한 문화·사회·정치적 갈피를 따라 다층적으로 사유하기를 제안합니다.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는 표준화된 지식 체계, 자기표현, 재현 형식에 맞서는 언어를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호주라는 한 국가와 지역을 넘어 이를 작동케 하는 특권과 권력, 지배의 개념을 재검토하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한글과 영어를 함께 쓴 전시 제목은 상호 의존적인 배움의 과정을 말 그대로의 표현을 넘어 의역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라는 문장은 GPS를 활용하는 내비게이션 장비에서 자주 접하는 표현입니다. 목적지에 다다르는 수많은 경로를 함축하는 이 표현은 영어 제목 ‘UN/LEARNING AUSTRALIA’와 조합을 이뤄 우리 배움에는 목적지조차 정해질 필요가 없으며, 더 중요한 것은 실천 그 자체임을 의미합니다. 

 

전시는 특정 주제나 고정된 관람의 동선을 제시하기보다는 호주에 접근할 수 있는 잠재적 진입 지점을 제안합니다. 자주권과 자기결정,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장소에 새겨진 역사, 공동체 속에서의 듣기와 앎의 공유, 다양성과 반목, 유머와 전복 등과 같은 사유와 방법이 교차하는 이 전시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망을 형성하며, 호주를 경험하는 다양한 경로를 만듭니다. 미리 짜여진 서사보다는 열린 결말을 제안하며, 여러분들이 자신만의 경로를 탐색하고 이를 통해 호주 사회의 복합성과 현상황을 조우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다양한 공공 프로그램과 온라인 플랫폼도 관객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2013년부터 전 세계에서 진행되어 온 리처드 벨의 <대사관> 프로그램이 한국의 동시대 상황과 만나 새롭게 해석된 프로그램을 제안하며, 호주의 작가와 서울의 독자 퍼포머들이 온라인 워크숍을 통해 준비한 아가사 고스-스네이프의 읽기 퍼포먼스 <사자의 꿀>, 다양한 사람들과의 우연한 의도적인 접촉을 시도하는 매튜 그리핀의 <컨템포라리아리> 등 각각의 활동은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를 지닌 참여자들이 교차하는 대화에 참여하도록 이끌고, 이를 통해 호주와 한국 두 장소 모두에서 평행하는 궤적과 교차점, 모순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또한, 전시 참여 작가, 콜렉티브, 아트센터들은 인스타그램 계정 ‘52 ARTIST 52 ACTIONS’(@52artists52actions)에 이미지, 영상, 텍스트, 오디오로 이뤄진 새로운 디지털 커미션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지리적 한계를 넘어 작가들과 연결될 수 있는 또 다른 경로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UN/LEARNING AUSTRALIA》는 한국과 호주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로 시작되었습니다.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누었던 사유의 교류는 우리가 알고 있다고 혹은 무지하다고 여겼던 것들에 대한 자기반성과 비판적 사고를 풀어내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 또한 세대와 문화, 인종과 젠더를 아우르는 공동체와 이들 간의 상호 배움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일깨워 줍니다. 이번 전시로 촉발된 대화가 호주 본래의 면모를 고찰하는 다양한 관점은 물론, 이를 한국의 맥락 또는 다양한 관객과 연결 짓는 기회를 제공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러한 재탐색을 통해 틀에 박힌 경계를 벗어나 우리가 누구이며, 무엇이 되길 바라는지 인식하고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시 팜플렛에서>

 

 

 

 

 

 

 

 

1. 아치 무어, <연합 국가>

아치 무어는 식민지화로 인한 정통성과 민족성, 파편화된 정체성의 문제를 다룹니다. <연합 국가>에서는 상상 속 호주 원주민 국가를 연상케 하는 14개의 ‘가짜’ 깃발을 선보입니다. ‘국가’라는 개념은 측량사이자 독학 인류학자인 R H 매튜스가 19세기 초에 구성한 것으로, 그는 1900년에 호주 전역의 토착민 언어 그룹을 잘못 분류한 지도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토착민의 문화적 정체성과 그 장소와의 연결성은 처참하게 끊어졌고, 이렇게 강요된 경계를 소재로 하여 작가는 재치 있게 꾸며낸 깃발들을 창안했습니다. 관례를 따라 디자인한 무어의 깃발에는 각 그룹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기표(지역 및 문화적 상징)가 포함되었지만, 실상 기능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깃발들은 국가를 분열시키려 한 식민지 초기의 계획을 강력하게 반박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2. 탈로이 하비니, <교화>

탈로이 하비니의 작품은 작가의 모계 고향인 파푸아뉴기니 부겐빌 자치구를 중심으로 장소에 중첩된 정치성을 사유합니다. 작가는 식민주의와 폭력적인 천연 자원 추출로 혼란에 빠진 토착 지식의 체계와 실천을 지키고 계승하고자 합니다. <교화>는 하코 부족 구성원들과 함께 만든 작품으로, 종종 특정한 목적으로 임시로 건물을 짓는 하코 부족의 건축 활동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 작업은 또한 고정된 경계를 넘어서서 연결성을 강조하는 토착적 지도 만들기 과정과 협동적인 방향 탐색의 방법을 참조합니다. 이는 장소와 사람에 고정된 구조를 강요하는 견고한 경계와 거대한 역사적 서사에 맞서서, 연속성과 일시성의 방식을 강화하는 지식의 체계를 주장합니다. 이런 식으로 이어진 체계는 체화되고, 세대를 가로지르며, 장소와 연결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3. 레너드 워커, <쿨유루>

작가는 일곱 자매의 츄쿨파에 등장하는 거대한 암석 구멍이자 중요한 창조의 장소인 쿨유루에 대한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곳은 자매들이 쿠리야(카펫 비단뱀)를 쫓아 쿨루 알라에서 쿨유루로 이동할 때 등장하는데, 쿠리야가 이 암석 구멍으로 도망을 갑니다. 처음에는 암석 구멍 와타칼라를 만들게 되는 작은 구멍을 팠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후 쿨유루에서 점점 더 깊이 땅을 파냈습니다. 결국 쿠리야가 암석 구멍을 통해 날아올랐고, 그들은 쿠리야를 잡아 먹었습니다. 고기맛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자매들은 쿠리야가 변신한 와티 니이루(니이루 노인)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니이루는 일곱 자매 츄쿨파에서 자매들을 뒤쫓아 거침없이 광활한 대지를 가로지르는 인물입니다. 전시장 입구 양쪽에 설치된 이 작품들은 입구와 출구, 시작과 끝의 경계를 허물어 역동적이고 순환적인 추진력을 지닌 공간을 만듭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4. 물쿤 위르판다 <보석새>, <아디 가 군디르(고기개미)>

전시에 선보이는 네 작품은 작가가 가장 최근에 진행한 주요 프로젝트에 포함된 것으로, 거대한 무뉴쿨룽구 흰개미집의 복잡다단한 공생 생태계를 시각화합니다. 흰개미들은 완전한 사회성을 지니며, 다른 종과도 사회적인 조직을 이룹니다. 영어로는 일반적으로 ‘나침반 흰개미’라고 불리는데, 태양에 노출되는 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남쪽과 북쪽을 연결하는 축을 따라 개미집을 쌓기 때문입니다. 요릉우의 생태학적 지식을 구현하는 위르판다의 작품은 흰개미집과 그 내부의 방들이 이루는 독특한 구조, 복도, 그리고 그 안에서 이뤄지는 특유의 협동 체계를 보여줍니다. 개미집 안에는 흰개미와 개미알, 작은 둥지에 앉은 주두추두문이라고 불리는 보석새들과 육식 개미 응가디가 서식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5. 티모시 쿡, <쿨라마(얌)>

티모시 쿡은 주로 황토와 같은 천연 오커를 사용하며, 모호하고 표현적인 디자인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티위족의 의례를 따라, 조상으로부터 전해져 온 소재를 표현하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또한 크고 작은 규모, 축소와 확장을 오가며 다차원성을 끌어냅니다. 작가는 완벽한 대칭을 이루지는 않지만 동심원의 형태를 띠면서 주위를 맴도는 쿨라마 디자인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데, 이를 통해 쿨라마 의식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겹의 동심원을 떠올리게 합니다. 작품은 얌과 화덕, 원을 그리며 추는 춤과 쿨라마가 진행되는 우기 후반 즈음 자파라, 달 주변으로 드리우는 달무리를 묘사합니다. 자파라는 티위 문화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티위 탄생 설화에서 파링가리 중에 승천하여 달이 되는 중요한 인물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쿨라마 의식 중에 참여자들의 얼굴에 찍는 작은 파완가, 점은 자파링가, 별을 나타냅니다. 이렇게 다양한 규모의 경험과 표현을 한데 모아 진동하는 소용돌이와 같은 이미지를 만듭니다. 이 같은 이미지는 대지와 우주를 빨아들이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흡수하여 시간과 공간에 대한 주기적이고 순환적인 감각을 자아냅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6. 조너선 월드 피스 부시, <희망을 위한 교황>

조너선 월드 피스 부시는 티위족의 문화적 실천과 동시대 세계 정치에 대한 작가의 관점을 결합하여 문화적 지속과 평화, 평등을 향한 열망을 표현합니다. 작가는 토착 의식에 쓰이는 바디 페인팅 디자인인 ‘질라마라’ 기법과 모티프를 조합하며, 식민지 시절의 이야기와 정치 및 종교계 인사들을 표현하고 동시대가 처한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제시합니다.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는 연결을 살핀다. <희망을 위한 교황>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성복(聖服)에 티위족의 디자인을 입힙니다. 이로써 교황은 외부 세계에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라 자신의 문화와 밀접하게 관련된 다양한 역사와 신념 체계 안에 얽힌 존재로 표현됩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설명할 때 가톨릭 의식과 티위 문화 의식이 함께 어울려 진행되었던 장례식 경험을 언급합니다. 작가는 여러 문화를 횡단하는 경험과 전 지구적으로 펼쳐지는 맥락 안에서 티위족의 이야기와 이미지를 구성했습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7. 페드로 워내미리, <질라르티(브롤가 노래)>

페드로 워내미리는 티위족의 문화 회복과 그 실천에 집중합니다. 작가는 주로 토착 의식에 쓰이는 바디 페인팅 디자인인 ‘질라마라’를 활용하며, 밀리카피티 지역에서 나오는 오커(천연 황토)를 사용한 회화와 양각 작품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단단한 나무를 직접 깎아 만든 그림과 작업용 빗인 카임와가키미를 활용해 만든 기하학적 디자인이 독특한 스타일로 적용된 모습이 특징적입니다. 최근에는 뉴미디어를 활용하여 많은 문화적 요소들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질라르티(브롤가 노래)>는 토착 춤, 노래, 이야기, 의복, 오브제가 담긴 작가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영상 작품입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 오커 ocher

철산화물을 함유한 황토색. 고대 그리스어의 오키로스(ochiros)에서 유래하는 색으로 황토색이다. 이 색을 만드는 주성분은 산화철로 아주 견고하다. 물감을 반죽할 때 양질의 기름을 다량 흡수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변색하지 않아 오래 전부터 안정적으로 사용한 색이다. 《천일야화》에서는 극심한 공포가 있을 때 안색이 이와 같은 색으로 변한다는 표현을 종종 썼다. 우리말의 안색이 '흙빛으로 변한다'는 표현과 비슷하다.
 
흙색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오키 앞에 형용사를 붙여 자세히 구분하는 것이 좋다. 색상은 같아도 흙에 따라 색이 달라지므로 보통 물감을 다양하게 배합하여 색상 표준에 맞추어 만든다. 동양권의 기후와 토지를 생각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색으로 메르츠 폴 색채사전 등에서 표준화되어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오커 [ocher] (두산백과)>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8. 캐롤 맥그레거, <우드게루를 위한 화환>

캐롤 맥그레거의 작품들은 토착민의 역사와 풍습을 재조명하는 도구로서 문화를 지속시키고 표현하는 중요한 형태인 주머니쥐 가죽 망토 제작 사업 재활성화 과정을 포함합니다. 주머니쥐 가죽 망토는 전통적으로 한 개인의 관계와 인생의 여정을 나타내는 독특한 지표로 쓰였습니다. 민제리바의 토착 식물이 그려진 <우드게루를 위한 화환>은 흑인 인권 운동가이자 시인, 예술가, 환경 운동가, 교육자였던 우드게루 누누칼과 시위의 중요한 순간을 기리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1970년, ‘현대 호주의 탄생’을 기념하고자 열린 행사에서는 쿡 선장의 첫 상륙을 재연했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참석하여 첫 상륙 후 200주년을 축하했습니다. 1938년부터 토착민이 이끈 시위에서는 이 날을 애도의 날로 지정해 왔습니다. 수백 명의 시위단원 중 한 명이었던 누누칼은 라 페루즈에 소재한 원주민 선교지에서 바다까지 화환을 물 위에 띄워 보내 의도적으로 왕실 일행 앞을 지나가게 했습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9. 리처드 벨, <대사관>

예술가이자 정치 활동가인 리처드 벨의 작업은 정치적 시위가 갖는 미학적 측면과 예술 세계에 대한 정치적 비평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다양한 면들을 작업에 반영합니다. 원주민 텐트 대사관은 1972년 정부가 원주민의 토지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 항의하며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는 호주의 수도 캔버라에 있는 옛 국회의사당 바로 맞은편에 여전히 시위의 현장으로 남아 토착민의 자결권과 자주권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사관>은 텐트 안에서 상영되는 <닝’글라 아-나(이 땅의 굶주림)>와 함께 텐트 본래의 역사를 반영하면서 토론과 정치적 상상력을 위한 새로운 공공 공간을 만들며 그 역할을 확장합니다. <대사관>은 전 세계 예술계의 지류를 타고 이동하면서 그 지역의 정치 문화와 미학, 대화에 반응하며 호주의 토착민 액티비즘 연대의 계보를 풍부하게 합니다. 여기 미술관 전시장에 놓인 텐트는 한국 사회 속에서 보이는 인종주의와 차별을 직면하고 논의하는 장소가 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10. 헬렌 존슨, <돌아온 맥커빈>

헬렌 존슨은 회화가 어떻게 하면 선언적인 것이 아니라, 비평적으로도 열린 방식으로 작동하며, 동시에 문화적 정체성의 측면을 다루고 반영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그의 작품은 종종 장엄한 역사화를 모방하지만, 작품 속에 보이는 변형된 인물들은 이따금 추상적 형태로 무너져 내리며 거대한 서사 속에 등장하는 창백한 유령처럼 나타납니다. <돌아온 맥커빈>은 화가 프레데릭 맥커빈의 작품에 반대편에 서있습니다. 맥커빈은 정착민의 삶을 감상적이고 영웅적으로 묘사했으며, 그가 그린 ‘덤불 목가’는 호주가 상상한 민족국가적 모습을 구체화하는 데에 핵심적 역할을 했습니다. 맥커빈의 작품을 참조한 구성과 인상주의적 이미지는 더 모호한 이야기들이 드러납니다. 작품의 뒷면에는 1902년에 출간된 바버라 베이튼의 단편 소설 「밀고자의 친구」의 일부를 손으로 직접 쓴 발췌문이 있습니다. 이 단편소설은 정착민 여성이 겪는 일상의 고군분투와 냉담한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다룹니다. 다시 살펴본 이 글은 정착 초기에 대한 낭만적인 관점과 긴장을 조성하며 식민지배에 대한 정착민 여성의 예속과 공모를 동시에 암시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11. 빈센트 나마지라, <캡틴 쿡 이야기>

전 세계 여러 국가 지도자와 식민지 시기의 인물, 토착민을 대표하는 이들을 독특한 초상으로 묘사하는 빈센트 나마지라의 작품은 대영제국과 호주 정치의 허위의식을 뒤집습니다. 나마지라의 작품은 캐리커쳐나 웅장한 초상화는 아니지만 작품이 묘사하는 대상을 장난스럽게 그려, 그들의 지위와 권력이 더 이상 존경받거나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는 가상의 시각 세계로 그들을 불러옵니다. 식민지 역사화의 성격을 뒤집는 <캡틴 쿡 이야기>는 제임스 쿡 선장의 결혼과 항해, 토착민과의 첫 접촉과 우정에 이르는 삶과 여행을 묘사한 타임라인의 일부를 좀 더 형식적인 초상화 사이에 배치합니다. 이 작품 역시 작가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멀어지고 소외된 권력자의 모습을 반대의 자리로 옮겨놓습니다. 역사와 한층 더 인간적인 소통을 고민하는 작가의 시각이 엿보입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12. 메간 코프, <다시-짓기(부분 I)>

메간 코프의 작품은 사람, 정체성, 장소의 복합적인 관계와, 호주의 식민화와 채굴 산업으로 발생한 뿌리 깊은 단절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작가는 <다시-짓기(부분 I)>에서 빈 껍질이 쌓인 패총에 대한 기념비를 만듭니다. 고고학에서 패총은 사람들이 동물의 뼈와 껍질을 의도적으로 유기하여 무더기 형태로 쌓아올린 폐기 장소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패총은 원주민 공동체가 오랜 시간에 걸쳐 손수 지은 중요한 구조물로, 여러 세대가 모여 살았던 장소를 표시합니다. 호주에서는 모르타르의 석회 원자재로 쓰이면서 현재는 그 수가 상당히 줄었습니다. 그 결과 예전과 같이 우뚝 솟은 기념비적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패총은 ‘무주지’라는 거짓말(영국 정착 당시 호주에 아무도 살지 않았다는 내용의 법적인 허구)에 맞서 토착민들이 이곳과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었으며, 건축과 양식업으로 자연과 상호작용하고 환경을 일구었다는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13. 로버트 필딩, <붙잡기(박물관 에디션)>

로버트 필딩의 작업은 깊은 문화적 뿌리에서부터 새로운 활력을 주는 실천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방식을 따라 뒤엉킨 서사를 탐구하며, 이들이 서로 어우러진 이야기의 장으로 작동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붙잡기(박물관 에디션)>는 사물의 연결망을 따라 중첩된 관계를 되살립니다. 작가는 “자연은 불에 나무를 제공하고, 불은 창을 곧게 펴내며, 창은 캥거루를 사냥하는데 쓰이고, 캥거루는 불로 요리하고, 캥거루의 힘줄은 창을 만드는데 쓰이고, 불이 남긴 재는 문화를 기념하고, 우리 이야기의 뿌리, 즉 마쿠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한 물감을 만드는 데 쓰입니다. 모두가 하나다”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손 안에 자원을 쥐고 있다. 우리는 억눌린 지식도 붙들고 있다. 우리는 아는만큼 사물을 볼 수 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여기 이 사물들은 토착민의 삶과 지식을 연결하는 통로가 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14. 다니엘 보이드, <무제(YWSITPIACLDTL)>

다니엘 보이드의 작품은 서구 식민주의가 어떤 관점으로 토착민과 그들의 역사를 바라보고 재현했으며, 어떻게 임의적인 해석을 채워나갔는지 탐구합니다. 전시된 세 작품에서 작가는 가장 아래에 놓인 이미지를 살짝 왜곡시키는 렌즈와 같은 역할의 투명하고 볼록한 점들이 연결망을 이루면서 이미지와 중첩되는 독특한 기법을 사용합니다. 이 기법은 식민 체제 안에서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순환하며 발생하는 다양한 왜곡 효과를 환기합니다. 이는 이미지가 주는 화려함에 직접 접근하기를 거부하는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공식적인 기록 사진과 개인적인 사진을 모두 활용하여 자신의 멜라네시아 혈통과 연결해 그곳의 노예화, 이주, 문화적 재연결의 왜곡된 역사를 지적합니다. <무제(YWSITPIACLDTL)>에는 태평양에서 온 한 여성이 카누 위에 서 있는 반면, <무제(UT)>와 <무제(TDHFTC)>는 그의 가족사진으로 작가의 누나가 춤을 준비하는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기억 속에서 서로 맞물리는 개인적, 문화적, 기록적 형식이 그물망을 형성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15. 아이브이아이, <카토 카카라(꽃 바구니)>

이 콩가 응가투(통가식으로 채색한 나무껍질 천)는 아이브이아이 콜렉티브가 퀸즐랜드에서 처음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인 <카토 카카라(꽃 바구니)>에서 마지막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다양한 배경의 집단과 함께 진행한 워크숍에서 발전했으며, 프로젝트는 각 개인이 수행하는 역할을 비롯해 삶을 구성하는 원칙으로서의 화합이라는 개념을 집단적으로 탐구했습니다. 따라서 작품에 쓰인 나무껍질은 서로 연관된 개념과 다양한 관점을 함께 엮는 행위를 구체화합니다. 중앙부에 있는 쿠페시 디자인은 상호 연결과 조화의 개념을 탐구하기 위해 생태적 관계를 상징으로 활용합니다. 아이브이아이의 프로젝트에서 예술 작품은 영속적인 주체성을 지니며, 현재에도 진행 중인 관계의 일부로 존재합니다. 이 작품은 창작 과정에 관여한 지역과 커뮤니티에 돌아가 순환되며, 협업 과정에서 시작된 대화를 확장해 나갑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16. 탈로이 하비니, <터전: 코나위루>

<터전: 코나위루>는 부겐빌의 판구나 광산이 초래한 사회적, 환경적 황폐화를 살핍니다. 호주 회사인 ‘콘징크 리오 틴토 오브 오스트레일리아’의 자회사가 소유한 이 광산은 1972년부터 1989년까지 운영되었고, 1988년에는 부겐빌 내전을 촉발했습니다. 이 작품은 광산 재가동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만들어졌습니다. <터전: 코나위루>는 짙은 늪지대에 놓인 덤불을 통과하는 여정으로 시작하며, 관람자는 야영과 생존을 위하여 칼이 놓인 뗏목에 탄 시점의 화면을 봅니다. 작품은 무성하게 우거진 녹지를 통과하는 경로를 암시합니다. 한편, 이 지역은 광산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환경적 피해를 입었고, 그 결과 지역 모계 사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원예와 영토 관리 체계 또한 무너졌습니다. 이와 같은 황폐화는 자신과 땅이 맺은 지속적인 연결을 이야기하는 부겐빌의 여성들을 통해 드러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17. 냐퍄야파 유누핑우, <가뉴 디쥴판(일곱 자매의 별)>

냐퍄야파 유누핑우의 작품은 전통적인 관습을 역동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집중합니다. 조상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한 유누핑우의 초기 작품은 개인적인 경험과 일상을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후기 작품에서는 이러한 직접적인 재현이 줄었습니다. <가뉴 디쥴판(일곱 자매의 별)>은 유누핑우의 작품에 반복되는 별 모티프를 보여줍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별들은 빛으로 활기차게 넘쳐흐르고 밝기를 바꾸며 조밀하게 짜인 하늘을 가로지릅니다. 이는 그의 후기 작품에서 보이는 풍부한 수직적 표식과 조형적 요소를 결합합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아버지가 들려준 디쥴판, 일곱 자매의 이야기를 참조합니다. 이 이야기는 계절의 변화를 나타내고 요릉우족의 관습에 바탕이 되는 두 개의 별자리에 해당하는 카누에 탄 일곱 자매의 여행에 관한 것입니다. 별은 유누핑우의 자매이자 세상을 떠난 굴룸부 유누핑우의 작업에도 주요한 요소로 존재했습니다. 유누핑우는 세상을 떠난 자매인 굴룸부와 바루푸, 자운다잉구를 추모하며 별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추상과 구상, 개인적인 것과 조상에게서 유래한 것이 하나로 결합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18. 티모 호간, <베이커 호수>

작가는 약 10년 간의 휴식을 마친 후, 회화에 관심을 기울여 작업하기 시작했습니다. 작가는 고향인 베이커 호수 일대의 문화를 수호하는 역할을 자처하며 회화를 통해 이 땅과의 밀접한 연결을 탐구합니다. 그는 지속적으로 땅을 그려왔으며, 이는 땅의 단순한 풍경뿐 아니라 이곳에 내재된 여러 차원의 이야기를 포함합니다. 세 폭으로 이뤄진 <베이커 호수> 속 호수 주변에 풀로 덮인 작은 두 개의 둔덕은 두 남자를 표현한 것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와남피, 힘이 센 물뱀이 카피 그누라, 바위 구멍 집을 떠나는 장면을 지켜봅니다. 이처럼 작가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풍경을 통해 대지 위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교류를 작품 속에 묘사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19. 피터 뭉쿠리, <푸누(나무)>

피터 뭉쿠리는 젊은 세대에게 문화적 지식과 실천을 전달하는 일에 전념합니다. 그의 회화 작품은 자신이 속한 땅, 아난구 문화와 그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은 물론, 작가 자신이 목동으로 그곳을 광범위하게 여행하며 쌓은 경험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이 땅에 사는 다양한 나무를 묘사하는데, 이러한 나무들은 창, 투창기, 뒤지개 등을 만드는 데 쓰입니다. 따라서 나무는 아난구 문화의 중요한 상징이며, 세대를 가로질러 아난구적인 삶의 여러 측면을 이어줍니다. 작가의 작품은 수평면과 수직면을 결합하며, 이를 통해 물결치듯 퍼진 붓질과 대비되는 세밀한 표현으로 나무와 지형을 묘사해 문화적 실천과 츄쿨파에 생기를 불어넣습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20. 미세스 노리스, <미니마 마무 츄쿨파(송라인의 여정령)>

<미니마 마무 츄쿨파(송라인의 여정령)> 작가가 속한 땅을 재현하며, 미니마 마무, 여정령이 불타버린 풍경을 통과해 나아가는 모습을 묘사하는 인마 퍼포먼스를 펼치는 작가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그렸습니다. 미니마 마무는 불길이 만든 재에 덮인 채 걸어 나가며, 그림에서는 이를 흰색으로 표현합니다. 춤을 출 때 마치 비처럼 떨어지듯 흩날리는 재를 하얀색 바디 페인트로 뒤덮은 작가로 묘사합니다. 그는 뜨거운 숯을 뛰어넘으며 소리를 질러 불타는 듯한 붉은 입을 보여주고, 이것은 붉게 칠한 입술과 혀를 통과하는 춤으로 구현됩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작가가 속한 땅, 불과 재, 그가 추는 춤, 미니마 마무의 움직임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21. 요아니 스케어스, <무덤>

요아니 스케어스는 유리 공예와 사진의 정치적, 미학적 측면을 탐구합니다. 정착민이 호주의 대지를 길들여야 하는 황폐한 대상으로 여긴 것과 달리, 원주민의 음식은 그들이 땅과 맺는 관계, 땅에 관한 심도 깊은 생태적 이해와 땅의 풍요로움을 시사합니다. 또한 가늘고 긴 얌의 형태는 식민 이후 생을 잃은 사람들을 뜻하기도 합니다. 고의적으로 설계되었던 집단학살, 아이들을 부모에게서 강제로 빼앗는 등의 사건은 원주민을 그들의 땅과 문화로부터 떼어 놓았습니다. 얌에 생명을 불어넣듯 유리를 부는 과정과 그 과정이 지닌 취약성은 정성을 들여 정중히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냅니다. 무신경하고 거대한 형태의 추모비와 달리 이 얌은 섬세하고 개별적이며 의인화한 형태를 띕니다. 그의 작품은 문화와 생명을 잃은 무수히 많은 삶, 그리고 커뮤니티의 모든 일원이 지닌 다층적 관계의 소중함을 강조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22. 주디 왓슨, <황토 그물에 나타난 창공의 등줄기>

주디 왓슨의 작업은 아카이브 리서치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작가는 박물관에 소장된 토착민 관련 자료를 마주합니다. 작품들은 문화적 소재에 대한 반응으로서 촉각적, 정서적, 시적 공명을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표면 아래로 가라앉은 역사와 실천을 유효하게 만들고 이것을 겉으로 드러내는 방식을 구현합니다. 축축한 캔버스에 고인 안료를 바닥에 두고, 그 아래에 있는 지표면의 등고선을 표현하고, 손으로 직접 만든 오브제와 천연 재료로 그림자와 같은 인상을 자아내는 등 다른 종류의 재료가 남기는 흔적과 인상을 포착하여 여러 개의 반투명한 레이어를 겹칩니다. 버냐 파인 나무의 침엽수 잎은 그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보이는 소재로, <황토 그물에 나타난 창공의 등줄기>에 묘사된 잎은 마치 인간의 척추가 물결을 통해 메아리치는 듯합니다. 물은 그 자체로 기억을 암시합니다.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먹처럼 검게 드러나기도 하고, 푸른 색조를 띠기도 하며, 다른 형태들이 표류하게 만들어 다양한 깊이감을 더하기도 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23. 멜 오캘러핸, <앙상블>

멜 오캘러핸의 작업은 인간의 경험을 통해 발현되는 한계점과 변화를 다룹니다. 프랑스 부르고뉴의 푸른 숲이 우거진 풍경을 배경으로 하는 <앙상블>은 치열한 저항 행동의 전진을 보여줍니다. 세 명의 소방관은 한 남자를 향해 고압의 물호스를 겨냥하고, 이 남자는 물대포의 폭력적인 힘에 저항하여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이내 등을 돌리고 방어막처럼 두 팔을 들어 올린다. 이는 정치적 시위와 물대포를 연상시키는 한편, 옷 밖으로 드러난 등의 모습은 저항하는 신체의 개별적 움직임과 분투에 대응하게 되는 인간의 회복력을 보다 보편적인 상징으로 제시합니다. 이러한 이례적인 행동을 목격할 때 형성되는 긴장감은 공감과 결탁의 감정을 동반합니다. 퍼포머의 몸이 잔인하게 시험당하면서도 기세를 잃지 않는 모습을 목격하는 것은 우리에게 거의 의례와도 같은 목도의 공간을 열어줍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24. 레일라 스티븐스, <파티왕이(죽음의 향)>

레일라 스티븐스는 기존의 지배적인 재현 방식에 반대하고, 영상과 사진 매체를 넘나들며 사변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역사적 서사를 재작업하는 호주-발리계의 작가입니다. <파티왕이(죽음의 향)>에서는 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된 소장품을 마주하며 예술적 유산들을 다시 살필 수 있으며, 상대편의 움직임을 따르고 서로 교환하는 과정에서 두 무용가의 시공간이 무너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무용수의 섬세한 동작은 장갑을 낀 손이 기록물을 부드럽게 펼쳐내는 구체적 형상과 매우 상반되지만 때때로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연결됩니다. 작가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소장품 제작에 참여했지만 언급되지 않은 카마산 여성의 경우처럼 발리 여성 예술가들이 이국적인 뮤즈로 묘사되거나 익명화되는 경향에 반대합니다. 영상 속의 춤은 기록물 안에 잠겨 있던 것들을 시적으로 다시 드러내 여성 예술가들의 이야기와 시공간을 뛰어넘은 그들의 연결고리에 집중하게 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25. 이완차 여성 콜렉티브, <이완차>

이완차 아트는 아난구 핏잔차차라 얀쿤자라에 위치한 인덜카나 커뮤니티에 속한 원주민 예술 센터입니다. 보통 남성과 여성 그룹으로 나뉘어 공동 작업을 수행하는데, 원로 예술가들은 젊은 신진 예술가들의 멘토가 되며, 이 과정에서 세대 간에 지식을 공유하고 배움을 나눕니다. 개별 예술가들은 공동체적 비전 속에서 어우러진 형태를 찾습니다. 공동 작업은 아트센터와 여기에 연관된 예술가들 사이의 다양한 관계를 말해주는데, 캔버스는 땅에 관한 서로 다른 경험과 다양한 미학적 실천이 만들어내는 관계들이 서로 섞이고 또 각자의 공간을 지키면서 그려내는 공동의 지도가 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26. 로렌스 페닝턴, <미투나 무누 푸카라>

로렌스 페닝턴은 토착민의 후손이자 스피니펙스의 원로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스피니펙스 땅과, 토착민의 이야기와 지리적 요소가 연결되는 ‘창조의 선’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합니다. 어두운 배경에 그려진 밝은 형태는 창조의 선에 등장하는 인물, 이야기, 물리적 표현을 묘사하며, 와티 쿠차라 츄쿨파(두 남자의 창조의 선)를 참조합니다. ‘두 남자’는 와남피(힘이 센 물뱀) 부자로 의례를 치르려고 스피니펙스를 가로지릅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항상 주시하며, 아들이 여러 갈등에 휘말릴 때마다 그를 돕습니다. 이들의 결정과 행동은 풍경을 건너는 여정과 함께 풍경 자체를 형성하고, 이 땅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부분이 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27. 매튜 그리핀, <컨템포라리아리>

매튜 그리핀의 작품은 일상 생활 어디에나 존재하는 카메라와 이미지가 범람하는 포스트 인터넷 시대의 의미 구축을 다룹니다. 작가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contemporaryary를 통해 DIY 감성과 동시대의 뉴스 매체, 글로벌 정치와 엔터테인먼트의 광경을 풍자합니다. 그는 이 계정을 통해 일상적으로 접하는 인터넷의 찰나를 다시 작업의 대상으로 활용합니다. <컨템포라리아리>에서는 68개의 짧은 영상을 수집해 보여주는데, 이를 함께 보여주기보다 작은 규모로 이뤄지는 개인간의 교류에 활용합니다. 이 작품은 미술관 안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삼으며, 관객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비디오 콘텐츠의 일부를 공유해줄 사람인 미술관 직원을 만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입소문으로 ‘밈’이 공유되고 유포되는 사회적 교류의 장에 존재하며, 온라인 미디어가 일상적인 사회 생활에서 주도권을 쥐게 되는 방식에 주목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28. 매디슨 바이크로프트, <구성된 신체들(내재된 악덕)>

매디슨 바이크로프트의 작업은 부조리하고 그로테스크하며, 재치있고, 기이하고, 유쾌한 기록들을 결합하고, 역사, 신화, 소설을 자유롭게 혼합하여 과장된 모습이 조합된 방식을 취하는 등 다양한 미학적 형식을 접목합니다. <구성된 신체들(내재된 악덕)>에서 18세기 귀족 초상화에서 나타나는 요소들은 테두리가 흔들려 번진 채, 마치 얼굴처럼 보이는 살집있게 뭉쳐진 ‘머리’로 대체됩니다. 인간과 비인간, 신체의 외적 요소와 장기의 요소들이 늘어져 있는 이 형상은 여러 해석의 가능성 안에 맴돕니다. 그들은 초상화 속 귀족이 입은 꽉 막힌 셔츠를 지탱하는 부조리한 존재인 동시에 감당하기 어려운 어떤 것입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가독성과 비가독성의 개념과 정체성과 자아를 재탐색하는 형태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이어나갑니다. 쉽게 읽히거나 납득되지 않는 이미지들은 전복의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29. 클럽 아테, <창세전: 피조물에서 ~ 창조에서>

클럽 아테는 주로 신화를 중심 축에 두고 퀴어 및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필리핀계 호주인으로서 겪은 이중 문화의 경험을 전달합니다. <창세전: 피조물에서 ~ 창조에서>는 신화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클럽 아테의 <창세전> 영상 시리즈 중 하나로 고대와 현대의 지식과 실천을 뒤섞은 ‘미래적 민속’에 대한 콜렉티브의 생각을 예시로 보여줍니다. 식민 주체들은 퀴어 정체성을 악마화할 수단으로 신화를 이용하곤 했는데, <창세전>은 이 이야기들에 대한 묘한 감성을 복원하고 재상상하여 모든 형태의 존재와 생명력이 갖는 창조적 잠재력과 연대를 기념하고자 합니다. 타갈로그어로 ‘닐라랑’은 ‘창조하다’ 또는 ‘창조물’을 의미합니다. 복잡하고 유동적인 우주론을 배경으로 퀴어 생태학에서 탄생한 이 작품은 일렁이며 반짝이는 미묘한 물을 배경으로 다양한 형태의 혼성적 미학을 반영합니다. 대중문화에 등장하는 잡동사니들이 떠다니는 일명 ‘스카이월드’라는 디지털 우주에, 번득거리며 심장을 두드리는 듯한 전자 타악기 음을 바탕으로 변형된 신화적 생물체가 등장합니다. 관람객은 마치 물이 흐르듯 원초적 세계를 감싸는 이미지가 인쇄된 반투명한 커튼을 젖히고 들어가, 여전히 묶여 있는 현실 정치와는 달리 멈추지 않는 변신의 공간 속으로 이동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30. 알렉스 마티니스 로어, <그것은 특정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개념을 열어 내는 것이었다>

알렉스 마티니스 로어는 실천, 이론, 역사를 넘나들며 작업합니다. 최근 프로젝트에서는 중첩되는 페미니스트 커뮤니티 역사에 초점을 맞춰 페미니스트의 미래를 상상하는 다면적인 스토리텔링 방법을 발전시켰습니다. <그것은 특정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개념을 열어 내는 것이었다>는 세 개의 채널로 이뤄진 영상 설치 작업으로 1970년대와 1980년대 시드니에서 전개된 유럽 페미니스트 사상의 독특한 소화와 확산을 탐구합니다. 이 영상은 서로 연결된 일련의 사건들을 검토하는데, 자체적으로 출판한 번역본을 보급한 것, 시드니 대학이 ‘페미니스트 사상의 철학적 관점’이라는 수업 개설을 거절한 것에 대한 1973년 철학 파업, 뉴사우스웨일스 건설자연맹과의 제휴, 그리고 당시 상호-행동주의자 연대가 남긴 유산들이 그 대상입니다. 잘 알려졌듯이 뉴사우스웨일스 건설자연맹은 1970년대에 시드니에서 환경적, 사회적으로 해를 끼친다고 판단되는 프로젝트에는 작업을 거부하는 소위 ‘그린 밴’을 도입했습니다. 시드니 대학에 대항하여 철학 파업이 성공했던 데에는 틀림없이 ‘그린 밴’ 활동이 가하는 위협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여섯 명의 내레이터들이 자기 자신이 아닌 그들이 살았던 집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은 공유 주택과 가정 생활이 당시 활동의 핵심이었음을 반증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31. 압둘 압둘라, <밝은 구리 주전자와 따뜻한 모직 벙어리 장갑>

압둘 압둘라의 작업은 종종 정체성의 기표를 여러 겹으로 겹친 결과물로 도출됩니다. 그는 대상에 고정관념을 덧씌우거나 이들을 타자화하는 과정, 특히 호주에서 9/11 이후 이슬람 혐오가 강화된 환경 속 자아의 개념을 사유합니다. 무슬림 호주인 제7세대인 작가의 혼성적 정체성과 작업은 그가 비판하는 담론에 휘말리거나 정치적 검열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밝은 구리 주전자와 따뜻한 모직 벙어리 장갑>은 만화적이고 공상과학적인 그래픽 사각형에 둘러싸인 인물들을 보여줍니다. 이들은 방어막을 친 채 은유의 덫에 사로잡힌 것일까요? 아니면 유토피아적 세계로 향하는 통로를 취하는 것일까요?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32. 아가사 고스-스네이프, <사자의 꿀>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협업을 진행하는 아가사 고스-스네이프는 작품을 상황으로 연출하며 여기서 발생하는 미묘한 관계를 탐구합니다. <사자의 꿀>은 매일 한 사람이 전시장에 머무르며 책을 읽는 퍼포먼스 작품으로 노동과 여가에 대한 사유를 자아냅니다. 독자 퍼포머는 일반적으로 사적인 즐거움으로 결부되는 책읽기를 공개적인 장소에서 수행합니다. 이 작품은 독자가 현실과 분리된 가상의 이야기 속에 머무르는 동시에 현실에서 벌어지는 대화에 접어들 가능성을 담고 있으며, 이는 퍼포먼스라는 일종의 구경거리와 읽기라는 행위를 통한 침묵의 성격 사이를 오갑니다. 이번에 초대된 여덟 명의 독자들은 따로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책을 읽기 어려웠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작가가 전달한 소설가 박서련의 책 『더 셜리 클럽』을 시작으로 책을 읽어 나가면서 각자 자기가 읽을 다음 책을 골라 읽기를 이어가기를 요청받았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전시장에 설치된 책장에는 이들이 읽은 책들이 서서히 쌓여가고, 각각의 책은 느슨한 연결 관계를 맺게 됩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33. 브룩 가루 앤드류, <올해> 연작

브룩 가루 앤드류는 여러 학제와 예술 형식, 시대를 가로질러 모더니즘과 식민주의의 유산을 해석하고 시각화하며, 저항과 주체의 계보를 구성하는 새로운 궤적을 그립니다. 식민 아카이브의 혼란과 폭력에서 만들어진 작업은 종종 토착민의 관점과 실천을 재조명하여 이들을 굴레에서 해방시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작업들은 “올해를 단단히 준비하라” 라는 신문 헤드라인을 차용한 최근 연작의 일부입니다. 이는 과거의 궤적과 인접성에 접혀 들어간, 환경 재앙과 전염병, 시위로 점철된 지난 해를 돌아봅니다. 작가는 패션 잡지, 인류학적인 글귀, 신문, 19세기 영국 풍자 화가 윌리엄 호가스의 판화를 비롯한 광범위한 아카이브를 활용하여 역사적인 시간의 교차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성격과 자본, 권력, 제국, 재앙의 순환적 상호 작용을 설명하는 콜라주를 만듭니다. 각 작품은 장소 특정적 설치의 상부 구조에 자리한 강력한 아카이브 자료들의 재혼합으로 작용하여, 다양한 규모에서 텍스트의 상호 연결을 만듭니다. 빠르게 휘갈긴 선처럼 보이는 네온 조명과 벽에 칠한 페인트로 표현한 대담한 디자인은 전시 공간을 풍부한 아상블라주의 장소로 활용하여 관객이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활기차고 장엄한 공간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다루기 어려운 과거가 현재로 터져 나오면서 만드는 동시대적 순간에는 긴박함과 가능성이 깃듭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34. 자카라야 필딩, <무제>

자카라야 필딩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활동하는 예술가의 계보를 이으며, 자신이 속한 문화의 시각 언어와 도상, 그가 계승하는 츄쿨파, 동시대 문화가 표현되는 다양한 방식을 담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회화, 스토리텔링, 노래, 음악 등 결코 정확하게 분리되지 않는 다양한 예술 형식 전반의 역동적 관계를 포함합니다. 그의 작품에서는 힘차게 엮여 함께 움직이는 예술적 형식들이 일종의 시각적 통일성을 창조해냅니다. 뮤지션으로 잘 알려진 작가는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기간 중에 창작 활동을 왕성하게 확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제>는 화폭에 형태와 기술을 폭발적으로 표현하며, 불안의 시간과 다시 나타날 수 있는 연결의 형태를 함께 반영하기도 했습니다. 짙고 대담한 색상의 줄무늬와, 스프레이 페인트를 떨어뜨려 만든 금속성의 형태들이 복합적인 구성의 기초가 되며, 여러 요소를 엮어 단순한 중첩이 아니라 서로 역동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감각을 만들어 냅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35. 소다 저크, <테러 눌리우스>

호주 영화사를 전복하는 소다 저크의 불경한 작업 스타일은 기존의 규범들을 다시 쓰고 재탐색하려는 재치있는 시도입니다. 정치적 정통성을 뒤흔들고 새로운 사변적 서사를 내세우기 위해 다른 텍스트를 오리고 샘플링하는 독특한 테크닉을 적용한 <테러 눌리우스>는 무주지 정책이 내세운 법적 원리를 풍자적으로 파괴합니다. 이것은 호주에서 가장 사랑받는 이미지들을 활용하여 만든 부산스러운 로드 무비이자 보복을 담은 우화입니다. 영화 원작자들에 의해 ‘탈호주’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풍경을 반복적으로 가혹하고 지독하게만 묘사하고 영화화 해 온 식민지 프로젝트와 국가 신화의 핵심인 공포심을 풍자합니다. 상호교차성에 입각한 페미니스트이자 반식민지주의 반군으로서 양을 먹는 육식동물 부시 캥거루 스키피, 자동차 옆면에 무정부주의자 기호가 담긴 원주민 깃발을 스프레이로 그리는 소년, 멜 깁슨에 대항하는 영화 속의 여성 아이콘으로 구성된 오토바이 자경단 등 등장인물에 깃든 반항적인 경향은 수정주의적 역사를 더욱 대담하게 드러냅니다. 라틴어로 ‘무주지’을 의미하는 ‘테라 눌리우스’는 제국주의자들이 호주 원주민의 땅을 점유하고 그곳에 정착하는 것을 합법적으로 정당화하는 교리로 사용되었습니다. <테러 눌리우스>는 이러한 허위에 대한 각성이자 호주 식민 역사를 그린 ‘무서운 이야기’로도 읽힐 수 있습니다.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출처 :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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