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와 문명의 위대한 여정] 01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대자연 속 인류
소리에서 언어로,
그림에서 기호로,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문자
문자, 사람을 잇다.
문자, 지식을 전하다.
문자, 문명을 빚다.
Pages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상징하는 '페이지스 (Pages)'를 통해 우리는 문자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2017년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국제현상설계공모에서 126 : 1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된 '페이지스'는 문자가 쓰이는 바탕을 의미하는 건축 장치입니다. 송도 센트럴파크에 있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공원과 어우러지는 수평적이고 유려한 곡선 형태의 열린 공간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건축물은 산책로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건축의 내연과 외연이 서로 교차하고 중첩되면 반전되는 시퀀스를 제공합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관람안내
● 관람 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입장 마감 : 오후 5시 30분)
● 관람료 무료 (단, 기획전시는 경우에 따라 유료일 수 있음)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 추석 당일
● 주차 안내 151대 (버스는 6대까지 주차 가능)
● 문의전화 032ㅡ290ㅡ2000, 2001
상설 전시
《문자와 문명의 위대한 여정》
상설 전시에서는 세계 문자와 인류 문명의 위대한 여정을 이야기합니다.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연출, 9개 국어로 제공되는 해설, 촉각 체험을 위한 전시품, 작가의 눈으로 재해석한 문자 콘텐츠로 전시의 문턱을 낮췄습니다.
바벨탑
김승영 | 2023 |
바벨탑
스피커 바벨탑, 땅의 소리와 하늘의 소리가 교환되는 "우리가 협력하며 하늘에 닿는 탑을 쌓자. 그러면 우리도 하나님과 같이 될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탑을 쌓았고, 분노한 하나님이 탑을 파괴해 머물었다.그리고 다시 도모하지 못하도록 저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해 사람들이 흩어지게 했다."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이야기로, 하나님과 인간간 관계를 상징하고, 인류 최초의 언어 그러므로 언어의 기원을 상징하고, 언어를 매개로 한 문명의 발생을 상징한다. 바벨탑 신화가 갖는 이러한 상징적 의미에 착안한 작가가 대형 스피커를 높이 쌓아 올려, 바벨탑의 현대판 버전이라고 해도 좋을, 또 다른 형태의 바벨탑을 만들었다.
탑 안쪽에는 중점이 있어서, 그 안에 서면 자연의 소리와 함께 알 듯 모를 듯한 말들이 분절된 채 하나로 섞여서 들려온다. 언어 이전의 언어. 말 이전의 말이라고 해야 할까. 인류 최초의 언어가, 말이 막 생성되던 극적 현장으로 안내한다고 해야 할까. 일종의 소리 예술이라고도 할 수가 있을 것인데, 그 알 수 없는 말이며 오리무중의 언어가 자연음, 일상음, 우연음, 채집음으로 음악을 대신해야 한다고 주장한, 모든 것은 우연이며 그 우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그겋게 일체의 인위를 거부한, 선 사상에 경도된 소리 예술가 존 케이지의 소리예술을 떠올리게 만든다. 말로 상처를 입히고 입는, 말들의 봇물이 터진 시대에 무분별한 소음을, 노이즈를 상징한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거대한 소리 탑은 동시에 무엇보다도 조형물이기도 하다. 안에서 위를 올려다 보면, 원형의 천장에서 빛줄기가 쏟아져 내려 어둑한 내부를 밝히는데, 마치 신의 은총처럼 부드럽고 은근한 빛의 질감으로 감싼다고 해야 할까. 신은 원래 형상이 없다. 그러므로 신을 형상으로 재현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요원하고 불가능한 일인가. 여기서 찾아낸 해법이 빛이다. 신은 빛이다. 신은 빛으로 현현한다. 모든 빛이 저절로 그런 것이 아니라, 중세의 스테인드글라스에서처럼, 판테온의 천장에서처럼, 이슬람의 모스크에서처럼 그런 신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형을 매개로 빛의 몸을 덧입은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증명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그 자체 예술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가시를 매개로 비가시적 존재를 증명하고 현현하는 것이 결정적이다.
그렇게 조형물을 하늘에서 보면, 마치 하늘에서 굽어본 하늘 우물처럼도 보일 것이다. 다시, 그렇게 작가의 작업은 땅과 하늘, 인간과 신, 세속적인 욕망과 이상을 하나로 연결한다. 땅의 소리가 하늘로 올라가고, 하늘의 소리가 땅으로 내려오는, 그렇게 소리를 매개로 하늘과 땅이 서로 통하는 신과 인간이 하나로 통하는, 마치 신전이나 성소와도 같은, 그런 소통 채널이며 통로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바벨탑의 원형적 의미 (하나님과 통하고 싶다는, 하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역설적 의미?)에도 부합한다고 해야 할까. 다시, 그렇게 작가의 설치작업에서는 조형예술이, 소리예술이, 그리고 빛의 예술이 상호작용하면서 유기적인 한 몸을 이루는, 일종의 종합예술이 실현되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작가의 작업은 안에서 볼 때 다르고, 밖에서 볼 때가 다 다르다.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그렇게 공간을 작업의 한 부분으로 끌어들이는 설치작업이기에 가능한 경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맴돌면서 내려오고 올라가는, 그렇게 회전을 그리면서 조형물의 위와 옆과 아래쪽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회전 계단식 램프 구조가 작가의 작업에서와 같은 원형 구조물 형태의 설치작업을 위한 최적화된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건축과도 유기적인 관계를 갖는 작업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여기에 속이 빈, 고가 높은 램프 구조 자체가 또 다른 울림통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일이다.
[고충환]
| 위대한 발명
인류에게는 말과 소리가 있었다. 문자가 없던 선사시대, 말에 표정과 손짓을 보태 인류는 생각과 감정을 전달했다. 그러나 말은 입에서 나오는 순간 사라졌다. 시간과 공간을 결코 벗어날 수 없었던 말의 한계! 소통이 필요했던 인류는 그 장벽을 뛰어넘고 싶었다. 그 열망으로 만들어진 인류의 발명품이 바로 문자였다. 말과 소리는 문자로 기록되기 시작했다. 말로 전하던 생각과 감정이 모두 문자에 담겼다. 문자는 시간이 흐르고 공간이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았다. 불멸의 열망이 문자를 통해 기록으로 재현되었고, 인류는 문자를 통해 소통의 범위를 점점 확장할 수 있었다. 인류에게 역사시대가 펼쳐졌다.
라스코 동굴벽화
후기 구석기시대
유네스코 세계유산 (1979)
인류, 삶의 기억
동굴벽화와 암각화巖刻畫는 인류가 남긴 최초의 기록이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그들의 일상과 생각과 소망 등을 바위나 동굴 벽에 그림으로 그렸다. 지금까지 전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쇼베퐁다르크 ChauvetㅡPont d'Arc 동굴벽화, 라스코 Lascaux 동굴벽화, 알타미라 Altamira 동굴벽화,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蔚州大谷里盤龜臺巖刻畫, 울주 천전리 각석 蔚州川前里刻石 등이 있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남긴 그림은 동물을 사냥하는 장면으로, 이 그림에는 사냥의 성공을 축하하고, 풍요를 기원하는 주술적 의미가 담겨 있다. 라스코 동굴벽화에는 주술사로 추정되는 사람이 그려져 있어 동굴벽화가 주술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동굴벽화와 암각화는 인류 삶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며, 인류의 예술과 종교 생활의 시작이었다. 인류의 사고력이 발달할수록 그림은 점차 간략해져 추상적인 기호로 변화해 갔고, 이는 문자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쇼베퐁다르크 동굴벽화
후기 구석기시대 32000 ~ 30000년 전
프랑스 소재
유네스코 세계유산 (2014)
쇼베퐁다르크 동굴벽화는 프랑스 아르데슈 (Ardèche0 퐁다르크 (Pont d'Arc)에 위치한다. 이 동굴벽화는 사람의 손자국, 코뿔소, 곰, 사자 등 1,000여 점에 이른다. 입구에는 붉은 곰이 그려졌고, 내부에는 곰의 머리뼈가 놓인 제단 (祭壇)이 발견되었다. 이를 통해 이 공간은 곰을 모신 신성한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벽화를 그린 화가도 신성한 장소에 머물 수 있는 특별한 존재로 여겨졌을 것이다. 동굴의 종유석 중에는 사자 머리와 여인의 몸이 결합된 그림도 있는데, 이를 주술사로 추정하기도 한다.
동물 그림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덧그려져 행렬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동물의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윤곽선을 의도적으로 겹쳐 그린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쇼베 동굴은 안료 (顔料)의 능숙한 활용과 동물의 입체적인 표현으로, 선사시대 회화의 뛰어난 심미적 수준을 보여 준다.
[전호태]
'박물관 기념관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자와 문명의 위대한 여정] 03 (0) | 2023.07.24 |
---|---|
[문자와 문명의 위대한 여정] 02 (0) | 2023.07.20 |
[한국근대문학관] 09 (0) | 2023.07.03 |
[한국근대문학관] 08 (0) | 2023.06.28 |
[한국근대문학관] 07 (0) | 2023.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