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들/2024년

[2024ㅡ020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ㅡ 북유럽 (1)]

드무2 2024. 12. 1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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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ㅡ020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ㅡ 북유럽 (1)]

 

 

 

 

 

 

손봉기 지음

2024, 더블북

 

 

은계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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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923

손45ㅁ

 

 

 

 

 

 

 

 

 

 

 

 

 

 

 

 

 

 

 

 

 

 

 

 

 

 

 

 

 

 

 

 

 

 

 

손봉기

 

25년째 유럽 현지 미술관 도슨트로 활동 중이다. 밀레의 <만종>을 좋아하여 시작한 이 일을 루브르, 오르세, 내셔널갤러리 등 서유럽 유명 미술관은 물론 오슬로 뭉크 미술관, 오슬로 국립 미술관, 헬싱키 국립 미술관, 스톡홀름 국립 미술관, 코펜하겐 국립 미술관 등 북유럽 주요 미술관에서까지 어느새 100회 이상 진행했다. 보면 볼수록 예술이 주는 감동에 매료된다는 그는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유럽 5대 박물관, 미술관 해설을 음성파일로 제작해 20년째 무료 배포하고 있다.

현재 여행사를 운영하며, 대학교, 관공서, 대기업 등에서 미술 및 여행 관련 강의를 한다.

저서로는 《행복한 여행자 길을 걷다》, 《여행 처방전》, 《유럽여행 버킷리스101》, 《알짜배기 유럽》, 《유럽 가면 빼먹지 말아야 할 52가지》, 《손바닥 유럽》 등이 있다.

 

 

 

 

 

 

 

 

 

 

 

 

 

 

 

 

 

 

 

 

 

 

 

 

 

 

 

 

 

 

 

 

 

 

 

 

 

 

 

 

죽음이라는 결말을 알고 있기에 살아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과 황홀을 느낀다.

 

 

 

 

 

 

 

 

예술가는 자신의 영혼이 느끼는 괴로움과 기쁨을 본능에 따라 빛과 분위기로 표현해야 한다.

 

 

 

일상을 노래한 투명 수채화

 

 

칼 라르손 Carl Larsson (1853 ~ 1919)

 

 

칼 라르손, <한겨울의 희생>, 1915년, 640㎝ × 1360㎝, 스웨덴 국립 미술관

 

 

금으로 장식된 호화로운 고대 움살라 신전에는 세 명의 신을 모셨는데, 각각 기근과 전쟁 그리고 결혼의 신이었다. 그중 기근을 담당하는 신이 가장 힘이 세어 나라에 기근이 들 때면 그에게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 했다.

제사장이 손을 들어 의식을 진행한다. 제사장 앞에는 산 채로 끌려온 의식의 제물이 된 사람이 하얗게 질려 있다. 붉은 망토의 집행자가 칼로 제물에 사용될 사람을 죽이려 하자 왕이 벌떡 일어나 스스로 옷을 벗는다. 그리고 그는 백성을 더 이상 희생할 수 없으니 자신을 죽이라고 명한다.

왕이 나체로 등장하고 인신공양이라는 미신적 주제를 다룬 이 작품에 대해 제작 당시 수많은 논란이 일어났다. 결국 국립 미술관은 작품 인수를 거부했고 미술관으로부터 버림받은 이 작품은 1987년 소더비 경매를 통하여 일본으로 팔려 갔다. 이후 1992년 국립 미술관 개관 200주년을 맞이하여 칼 라르손 헌정 전시회가 열렸고 전시회에는 일본에서  빌려온 이 작품도 있었다. 그런데 다른 나라로 팔린 이 작품을 보기 위해 무려 30만 명이나 되는 관람자들이 몰려들었다. 작품을 본 사람들은 백성들을 위해 수치심도 잊은 채 희생하는 양의 모습에 감동하며 작품을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고 국립 미술관에 요구했다. 5년간의 노력 끝에 1997년 이 작품은 다시 스웨덴 국립 미술관으로 돌아왔다. 미술관으로부터 거부당한지 82년 만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칼 라르손, <아늑한 모퉁이>, 1895년,  32㎝ × 42㎝, 스웨덴 국립 미술관

 

 

 

스웨덴 어느 가정집의 오후, 따뜻하고 편안한 햇살이 거실을 가득 채운다. 중앙의 소파와 바닥의 카페트 위로 오후의 빛이 쏟아지고 거실 벽에는 고풍스러운 빈티지 가구와 모던한 액자가 장식되어 있다. 특히 거실 중앙에 놓인 줄무늬 소파와 의자는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거실 풍경에 생기를 더한다.

조금 더 자세히 그림을 들여다보면 줄무늬 소파 위에는 주인이 잠깐 자리를 비운 듯 담요가. 바닥에는 금방 벗은 실내화가 자연스럽게 널브러져 있다. 길게 드리워진 소파의 그림자 끝에는 칼 라르손의 강아지 카포가 자리를 비운 주인 대신 나른한 햇살을 만끽하며 낮잠을 즐기고 있다.

겨울왕국이라 불리는 북유럽의 오후, 아무도 없는 거실을 가득 채우는 햇빛은 쓸쓸함이 아닌 따뜻함과 행복을 느끼게 한다.

 

 

 

칼 라르손, <부엌>, 1898년, 32㎝ × 43㎝, 스웨덴 국립 미술관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순수한 자연 톤의 원목으로 만들어진 벽이다. 원목으로 만든 벽 중앙에 있는 창으로 하얀색 커튼이 날릴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우유를 짜고 있는 언니가 재미있어 보였는지 어린 동생이 달려들었다. 도움은커녕 방해가 되지만 언니는 가만히 기다려준다. 귀여운 두 자매 주위로 연한 녹색의 가구와 화려한 빨간색의 의자가 그림에 자연스러운 온기를 불어 넣는다.

 

 

 

칼 라르손, <작은 소녀들의 방>, 1897년, 32㎝ × 43㎝, 스웨덴 국립 미술관

 

 

 

작품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올챙이 배를 내밀고 정면을 바라보는 라르손의 딸이다. 뒤쪽에 돌쟁이 동생은 자신의 손가락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오른쪽 줄무늬 가리개 뒤로 가장 큰 언니가 자신이 입을 옷, 혹은 동생에게 입힐 옷을 찾고 있다. 8명의 자녀 중 3명의 어린 딸들이 지내는 방이다.

 

 

 

카린과 함께 꾸민 집과 내 가족에 대한 추억 그리고 그들을 담은 작품들이 내 인생의 최고의 작품이다.

 

ㅡ 칼 라르손, 자서전에서

 

 

 

매혹적인 빛의 물결

 

 

 

안데르스 소른 Anders Zorn (1860 ~ 1920)

 

 

 

장님이 금방 눈을 뜨게 되었을 때 바라보는 광경을 그리고 싶어.

 

ㅡ 모네

 

 

 

안데르스 소른, <여름 휴가>, 1886년, 76㎝ × 54㎝, 스웨덴 국립 미술관

 

잔잔한 바다 위 선착장으로 들어서는 작은 배가 있다. 선착장에는 하얀 모자와 흰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배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시선은 배도, 여인도 아닌 물결에 사로잡힌다. 이 그림의 주인공은 회색 하늘 아래 반사하는 유리 같은 물결이다. 저 멀리 푸른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에서부터 잔잔히 밀려와 화면 앞에서는 크게 출렁이는 물결은 우리에게 생생한 싱그러움을 선사한다.

 

 

안데르스 소른, <뮤지컬 가족>, 1905년, 130㎝ × 100㎝, 스웨덴 국립 미술관

 

겨울 저녁 스웨덴의 전통 가옥인 통나무집에서 한 여인이 장작불을 피우고 있다. 장작불의 환한 빛을 받으며 기타를 연주하는 화려한 차림의 부인은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연주에 몰입한다. 그녀의 오른쪽에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가 부드러운 미소를 띤 채 기타 반주에 맞추어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부인의 뒤로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자녀와 그 옆에서 경청하고 있는 또 다른 자녀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인다. 작품의 제일 안쪽에 미세한 달빛을 받으며 음악에 취해 있는 부인과 아이의 모습도 보인다.

갈색 톤의 은은한 실내에서 부인이 입고 있는 빨간색 치마와 하얀색 상의가 장작불이 쏟아내는 빛으로 반짝이며 산뜻함을 자아내고 있다. 인상파 특유의 느슨한 붓놀림과 따뜻한 빛으로 그려진 이 작품은 소른이 생각하는 스웨덴의 전통적이며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상에 재현한 천국

 

 

요한 프레드릭 그루텐 Johan Fredrick Krouthén (1858 ~ 1932)

 

 

 

요한 프레드릭 그루텐, <린셰핑의 정원에서>, 1887 ~ 1888년, 69㎝ × 95㎝, 스웨덴 국립 미술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는 갑작스러운 외출에 옷을 차려입었지만 피곤해서 해먹 위에 누워 버렸다. 아이가 있는 해먹을 흔드는 아버지는 외출 차림으로 정장을 입고 한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있다. 정원의 입구를 바라보며 차가 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얼굴에는 외출에 대한 특별한 설렘은 없다. 하지만 그녀는 리본이 있는 하얀 모자를 쓰고 세련된 드레스에 머플러까지 완벽하게 차려입었다. 특별하지는 않아도 소중한 가족 외출이다. 테이블과 나무 의자 그리고 아기자기한 꽃들이 피어 있는 정원은 가족의 일상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스웨덴의 화가 그루텐의 <린세핑의 정원에서>는 우리에게 평범하지만 그래서 아름다운 일상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요한 프레드릭 그루텐, <여름 풍경 속에 책을 읽고 있는 세 여인>, 1908년, 75㎝ × 100㎝, 개인 소장

 

숲속 비탈에서 편한 자세로 책을 보고 있는 세 여인이 있다. 따스한 봄빛이 완연한 오후, 시원한 그늘에 누워 아무런 방해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책에 몰입하고 있는 여인들의 행복하고 평안한 일상에서 인생의 달콤함이 느껴진다.

 

 

 

요한 프레드릭 그루텐, <산책하는 아이들>, 1913년, 72㎝ × 127㎝, 개인 소장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푸르고 화창한 날씨. 아이들 셋이 서로 손을 잡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솜사탕 같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있는 푸른 하늘과 마을을 가로지르는 푸른 강 그리고 푸른 들판은 황톳길을 걷는 아이들에게 축복을 내리는 듯하다. 주렁주렁 열매가 열리듯 오른 편에 쌓여 있는 바위들과 주황색 집 그리고 아이들이 걷고 있는 길은 천국으로 이어지는 길이 아닐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니, 착각이 아니다. 이곳이 진정 일상에 재현한 천국일 것이다.

 

 

 

일상을 벗어난 고요함

 

 

구스타프 피에스타드 Gustaf Fjaestad (1868 ~ 1948)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맘은 푹푹 눈이 나린다

(중략)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ㅡ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일부

 

 

 

구스타프 피에스타드, <눈>, 1895년, 100㎝ × 124㎝, 스웨덴 국립 미술관

 

고흐의 작품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 보이는 별빛보다 더 깊은 별이 반짝이는 밤에 작고 푹신한 입자로 구성된 하얀 눈과 그 눈을 떠 바치는 검은 나무가 대비를 이루며 서 있다. 코끝이 찡한 겨울밤의 아름다움과 투명함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새하얀 눈으로 덮여 있는 고요한 설경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그리고 눈이 주는 포근함에 감싸여 일상의 근심을 잊게 된다.

 

 

 

구스타프 피에스타드, <겨울 풍경>, 미상, 94㎝ × 103㎝, 개인 소장

 

겨울 호숫가에 붉은 노을이 지면서 눈 쌓인 나무와 눈 내린 호수가 벌겋게 물들었다. 노을의 붉은 빛은 나무와 호수 위의 투명한 눈과 조화를 이루며 반짝인다. 마음을 녹이는 평화로움을 보여 주는 이 작품은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아름다운 지구라는 별에 사는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고 말한다.

 

 

구스타프 피에스타드, <고독>, 1947년, 77㎝ × 111㎝, 개인 소장

 

얼마 남지 않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보는 설경 같다. 담담하게 생의 마지막을 받아들이듯 지극히 단순화된 눈이 그의 이전 작품과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눈 사이로 얼어붙은 호수가 보인다. 호수 위로 황혼이 타오르는 듯, 저무는 듯 아름답게 어른거린다. 모닥불처럼 주변을 밝히는 황혼은 차가운 눈을 솜이불처럼 따뜻하게 보이게 한다. 얼음꽃이 핀 나뭇가지는 겨울의 끝에서 절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 아래 주인 없이 덩그러니 눈 쌓인 나룻배는 모든 곳이 얼어붙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외로이 서 있다.

 

 

 

행복과 불행 사이

 

 

스벤 리샤르드 베르크 Sven Richard Bergh (1858 ~ 1919)

 

 

 

스벤 리샤르드 베르크, <북유럽 여름의 저녁>, 1899 ~ 1900년, 170㎝ × 223.5㎝, 예테보리 미술관

 

작품 왼쪽에서 들어오는 빛이 뒷짐진 채 어깨를 펴고 서 있는 여인의 허리와 팔짱을 낀 채 한 다리를 난간에 걸치고 있는 남자의 다리를 부드럽게 비춘다. 두 사람은 두 그루의 나무와 두 개의 기둥을 배경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지만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화면 아래로 보이는 동일한 무늬와 간격을 유지하는 난간이 영원히 닿지 않을 평행선 같은 이들의 갈등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난간에서 살짝 시선을 들면 보이는 정박한 나무배는 서로에 대한 구속을 상징하면서도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선을 멀리 가져가면 보이는, 호수를 감싸고 있는 숲은 남녀의 관계가 풀리면 찾아올 행복을 상징한다.

 

 

 

내가 존재해야 네가 존재하며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너를 사랑할 수 있다.

 

ㅡ 스벤 리샤르드 베르크

 

 

 

스벤 리샤르드 베르크, <보딜 파베르의 초상>, 1905년, 37㎝ × 33㎝, 스웨덴 국립 미술관

 

입을 굳게 다문 채 깊은 생각에 빠진 파베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초상화를 그릴 당시 따스하면서 밝은 일몰 앞에 서 있었던 파베르는 얼굴 전체에 생생한 붉은 빛이 흐르고 있다. 그녀의 옷에 달린 파란색 리본은 붉게 물든 얼굴 속의 파란 눈과 어우러져 그림에 생동감을 준다.

 

 

 

스벤 리샤르드 베르크, <포즈를 취한 후에>, 1884년, 145㎝ × 200㎝, 말뫼 미술관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취한 모델이 막 일을 마치고 옷을 입고 있다. 헝클어진 머리칼과 바싹 쳐 올린 머리 아래로 드러난 목덜미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여인의 연약함과 무력감을 보여준다.

그녀 앞으로 검은 옷에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남자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감미로운 연주에 몰입하며 옷을 입고 있는 여인은 일이 끝났다는 안도감으로 편안해 보인다. 그녀가 앉아 있는 나무 탁자에 비치는 빛은 일이 끝난 후에야 가질 수 있는 일상의 여유로움을 보여준다.

 

 

 

행복한 빛의 향연

 

 

한나 파울리 Hanna Pauli (1864 ~ 1940)

 

 

 

지추 미술관 <수련> 전시실

 

 

 

한나 파울리, <아침 식사>, 1887년, 87㎝ × 91㎝, 스웨덴 국립 미술관

 

이 작품의 배경은 짙푸른 녹음이 감싼 숲이다. 빛에 의해 생명력을 틔우는 숲의 따뜻함과 신선함이 아침 식사를 준비 중인 여인과 식탁으로 밀어닥친다. 식탁 위의 스테인리스 주전자와 유리병 그리고 자기로 만든 찻잔들이 살아 있는 듯 생동감 넘치게 반짝인다. 식탁을 장식한 테이블보 위로 이들이 만드는 얼룩덜룩한 행복의 빛이 넘실거리고, 화면 바로 앞 나무 의자의 등받이에도 만져질 듯이 생생한 빛이 흘러넘친다. 누구라도 이 작품 앞에 서면 윤택하고 행복한 가족과 가정을 떠올리게 된다.

 

 

 

한나 파울리, <베니 솔단의 초상화>, 1886 ~ 1887년, 139㎝ × 148㎝, 예테보리 미술관

 

이 작품을 보면 바닥에 아무렇게나 앉아 있는 베니 솔단의 모습이 당시 화폭에 담긴 여성들의 모습과 달리 이색적이다. 점토를 손에 쥐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서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당시 우리는 가난했습니다. 핀란드 친구이자 모델인 그녀는 제가 그림을 그릴 때 머프를 쓰고 앉아 있어야 할 정도로 스튜디오는 춥고 어두웠습니다. 조그만 채광창만이 존재하는 작업실과 침실에는 늘 습기가 벽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늘 싸구려 슬리퍼를 끌면서 작업에 몰입했던 우리에게 가난도, 허름한 작업실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ㅡ 한나 파울리

 

 

 

화려함 뒤 일상의 소중함

 

 

 

칼 스콘베르그 Carl Emmerik Skånberg (1830 ~ 1883)

 

 

 

베니스는 숙명적인 육욕의 쾌락을 느낄 수밖에 없는 곳이다.

 

ㅡ 토마스 만

 

 

 

칼 스콘베르그, <대운하>, 1882년, 140㎝ × 75㎝, 스웨덴 국립 미술관

 

작품은 막 비가 그친 후의 모습이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고 구름 사이로 비치는 하늘은 파랗다. 베니스의 옛 영화를 보여주는 웅장한 석조 건물의 기둥은 세련된 코린트 양식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중 하나인 코린트에서 사용하던 건축 양식으로 건축물기둥의 상단부를 나뭇잎으로 감싸듯 표현)으로 꾸며져 있다. 건물 앞에 반듯하게 쌓인 대 大계단은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게 한다. 건물 너머로 연결되는 대 大운하에는 곤돌라 한 척과 여러 척의 범선들이 수직 기둥을 이루며 일렬로 서 있다. 그 위를 나는 갈매기 두 마리 그리고 비가 그쳐 서둘 일이 없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한가로움과 여유가 넘친다.

 

 

 

칼 스콘베르그, <아이들의 목욕>, 105㎝ × 55㎝, 스웨덴 국립 미술관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바다에서 수영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모습이다. 아이들이 수영하는 바다와 그 주변의 집들 그리고 푸른 하늘이 인상파 큭유의 빛으로 반짝이며 세상에 다시 없는 행복의 순간을 보여준다.

스콘베르그에게 일상과 빛은 행복 그 자체였다.

 

 

 

Around ○ 북유럽 둘러보기


북유럽의 베니스, 스톡홀름

 

 

스웨덴의 수도이자 북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스톡홀름은 수많은 운하가 섬들을 에워싸고 있어 '북구의 베니스' 라고 불린다. 스톡홀름은 수백 년 전 형성된 구시가지와 세련된 신시가지가 강을 사이에 두고 공존하고 있어 많은 여행자에게 두 배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1. 스웨덴 국립 미술관

 

1792년에 개관하여 2019년에 새 단장을 끝냈다.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의 미술품, 조각품, 가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스웨덴 국립 미술관에는 칼 라르손, 안데르스 소른, 베르타 베그만 그리고 직접 보면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구스타프 피에스타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외 서유럽의 유명한 화가인 렘브란트, 르누아르, 마네, 세잔 등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2. 감라스탄 왕궁

 

13세기부터 사용한 궁전이다. 1523년 덴마크로부터 독립한 바사 왕이 스톡홀름으로 수도를 옮긴 후 왕궁을 르네상스 양식으로 다시 지었다. 1697년 화재로 소실되자 1754년 지금의 화려한 바로크 양식으로 중건되었다. 1982년 국왕이 스톡홀름 근교의 드로트닝홀름 궁전으로 거처를 옮긴 후 왕궁은 국왕의 집무실과 왕실의 주요한 행사를 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현재 궁의 일부를 공개하고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다.

 

 

 

 

3. 대광장

 

감라스탄의 가장 높은 곳이자 중심지에 있는 대광장은 영화 속 세트장처럼 고풍스러우면서 아름다워 여행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곳 중의 하나이다. 광장 중앙에 보이는 우물, '해골의 샘' 은 1520년 스웨덴을 지배하던 덴마크 왕이 자신에게 협조하지 않는 스톡홀름의 귀족 90명의 목을 쳐서 이곳에 수장시켜 그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수많은 스웨덴 농민과 귀족들이 바사 왕의 지휘 아래 1523년 덴마크로부터 독립하게 된다.

 

 

 

 

4. 노벨 박물관

 

대광장의 한편에는 증권거래소였던 곳을 2001년 노벨상 10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꾸며 노벨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박물관 안으로 입장하면 노벨상을 만든 노벨에 관한 이야기와 노벨상의 역사, 역대 수상자들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스톡홀름 시청사

 

 

스톡홀름 시청사 골든홀

 

 

5. 6. 스톡홀름 시청사와 골든홀

 

북유럽 최고의 건축미를 자랑하는 시청사다. 스웨덴의 유명한 건축가인 라그나르 오스트베리가 설계해 800만 개의 붉은 벽돌과 약 1,900만 개의 금박 모자이크를 사용해 12년 만에 완성되었다. 노벨상 시상 장소로도 유명한 시청사의 최대 볼거리는 '골든홀', 노벨상 시상식 후 축하 연회가 열리는 44m의 연회장인 골든홀은 최대 7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골든홀' 의 벽에는 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스웨덴의 역사가 1,800만 개의 유리와 금박 모자이크로 화려하게 묘사되어 있다.

 

 

 

 

7. 시청사 타워

 

시청사를 나와 시청사 타워에 올라가면 왜 스톡홀름을 북구의 베니스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미니어처를 모아놓은 것처럼 형형색색의 집과 건물들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햇볕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그러나 타워가 넓지 않아 시간당 올라가는 인원을 제한하니 예약은 필수다.

 

 

 

유르고덴 지구에 있는 바사호 박물관

 

 

 

북유럽 동화 테마 박물관인 유니바겐

 

 

8. 9. 박물관 지구

 

스톡홀름 시내에서 걸엇 10분 거리에 있는 유르고덴 지구에는 스웨덴의 최고 전성기 시절에 만들어진 전함 바사호를 통째로 전시한 바사호 박물관을 비롯하여 바이킹의 역사를 보여주는 바이킹 박물관과 스웨덴의 민속촌인 스칸센 야외 박물관 등 5개의 박물관이 모여있다. 스웨덴의 전설적인 그룹 아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바 박물관을 방문하고 삐삐와 무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유니바겐을 추천한다. 유니바겐은 북유럽의 여러 동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테마 박물관이다. 박물관에 입장하면 동화 속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놀이터와 미니어처가 나온다. 여기서 이야기 열차를 타면 15분 동안 꾸며진 미니어처 공간을 구경하며 동화를 들을 수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삐삐' 와 '무민' 의 집이다.

 

 

 

장엄한 대자연 속 고요한 일상이 한 편의 시가 되는 곳

북유럽을 만나고 싶은 당신께 보내는 초대장!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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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대표 화가들과의 만남이 지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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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타일의 시작  아늑한 모퉁이

무채색만으로 따뜻한 세상  바닥에 햇빛이 비치는 스트란트가드의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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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피오르와 아름다운 자연이 느껴지는  피오르

차가운 설산 속 아름다운 전설  숲의 트롤

뭉게구름 아래 펼쳐진 동화 같은 풍경  산책하는 아이들

푸르고 푸른 바다와 하늘  한여름 밤

차분하고 여유롭고 행복한 세상  아침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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